(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전문가들은 영국중앙은행(BOE)의 이달 통화정책 결정에 대해 분분한 평가를 내놨다.

6일(현지시간) BOE는 기준금리가 되는 대출 금리를 0.1%로 동결하고 국채 매입 프로그램 목표치를 8천750억 파운드로 유지했다. 회사채 매입 규모도 200억 파운드로 동결했다.

다만 BOE는 현 매입 속도라면 올해 12월로 예정된 국채 매입 프로그램 종료 전에 한도에 도달할 수 있다며 주간 채권 매입 속도를 기존 44억 파운드에서 34억 파운드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결정이 아니다"며 "길트(영국 국채) 매입 둔화는 정책 변화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BOE는 올해 영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 5%에서 7.25%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7.25%에서 5.75%로 낮췄다.

일부 해외 사이트는 BOE가 테이퍼링인 듯 테이퍼링이 아닌(taper, but not taper)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의 평가도 나뉘었다.

6일 다우존스에 따르면 킹스우드의 루퍼트 톰슨 최고투자책임자는 BOE가 긴축정책에 나서기 전에 조심스러운 자세를 나타냈다고 판단했다. 그는 주간 국채 매입 속도가 둔화하긴 했지만 "실제 긴축까지는 상당히 먼일로 보인다"고 말했다.

EY 아이템 클럽의 하워드 아처 수석 경제 고문도 중앙은행이 단기적으로 낙관적인 경제 전망을 보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투명한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고 판단했다. 아처 고문은 "통화정책위원회는 긴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는 시장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신호를 중앙은행이 준 것으로 해석했다.

판테온은 올해 말까지 물가 상승률이 2%의 목표치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일시적이라고 BOE가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은 "3년 후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시장이 너무 이른 금리 인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신호를 위원회가 준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60세컨드 인베스터는 BOE가 긴축 정책으로 이행하고 있다는 신호를 줬다고 평가했다. 기관은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양적완화 목표치를 유지했지만 주간 국채 매입 속도를 떨어뜨린 것은 경제 회복에 발맞춰 덜 완화적인 자세로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리스는 BOE가 예상보다 적은 폭으로 주간 국채 매입을 줄였지만 시장 여건이 허락될 경우 8월 이후 주간 15억 달러 규모로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전문가들은 BOE의 이달 결정으로 파운드화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일부는 강세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는 BOE의 결정이 예상보다 다소 매파적이었다며 이는 파운드 강세를 돕는 한 요인이 되리라고 판단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경제회복과 높은 인플레이션, 가계 저축 감소가 단기적으로 파운드를 지지하겠지만 이미 대부분 가격에 반영됐다고 예상했다.

라보뱅크도 BOE의 낙관적인 경제 전망이 파운드 전망에 활력을 불어넣겠지만 강세폭은 제한될 것이라며 6개월 전망 기준 유로-파운드 환율은 0.84파운드 정도까지만 하락하리라고 전망했다. 현재 유로-파운드 환율은 0.86파운드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AJ벨의 래스 칼라프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는 BOE가 양적완화 되돌림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정부의 자금조달을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칼라프 애널리스트는 양적완화 되돌림이 채권 매도세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정부의 차입비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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