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엄청난 실망감을 준 4월 고용보고서가 지나가는 소음일 뿐이라는 판단 속에서 장·단기물이 엇갈렸다.

보고서 발표 직후에는 '비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에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월 초 이후 처음으로 1.5%를 하회하기도 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5bp 상승한 1.576%를 기록했다. 이번주에는 5.6bp 내렸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9bp 오른 2.275%를 나타냈다. 주간 낙폭은 2.7bp였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2bp 내린 0.143%에 거래됐다. 이번주 1.9bp 내렸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0.6bp에서 이날 143.3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시장 예상을 대폭 밑돈 4월 비농업 고용보고서에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급락세로 무릎반사를 보였지만, 이내 제자리를 찾았다.

4월 비농업 고용은 100만 명 늘어났을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26만6천 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실업률은 5.8%로 떨어지는 대신 6.1%로 오히려 올랐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발표 직후 몇 분 만에 급락해 1.5% 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한 시간 남짓 만에 보고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상승 반전했다.

최근 다른 경제지표와 완전히 달랐던 데다, 세부 수치를 보면 모든 게 앞으로 몇 달 동안 고용이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다. 조정되지 않은 기준으로 하면 더 인상적인 수치가 나와 보고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지적도 나왔다. 부진한 고용 지표로 재정 부양이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더해져 낙폭을 줄였다.

실제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고용 둔화에 "갈 길이 멀다"며 초대형 지출안 처리를 촉구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분석가는 "고용보고서는 시장에 완전히 많은 소음으로 비쳤다"며 "보고서 기저에 많은 상충하는 지표가 있었고, 예상치 못하게 임금도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어드바이저의 톰 그라프 채권 대표는 "고용 수치는 고용 둔화보다는 가짜에 가깝다"며 "세부 사항들은 노동력 수요를 나타내는 다른 모든 지표와 일치한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다음달에는 정말 강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한 고용 지표가 나오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고, 연준이 예상보다 빨리 통화정책 긴축에 나서야 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번 지표로 수그러들었다. 3년과 5년 국채수익률이 장기물보다 눈에 띄게 하락한 점이 이를 잘 나타낸다. 또 시장이 가격에 반영한 첫 금리 인상 시점은 2023년 봄으로 늦춰졌다. 전일에는 2023년 초를 예상했다.

다만 국채시장은 블록버스터급의 고용보고서가 나올 것이라는 시장의 높아진 기대에 실망할 수 있다는 경계도 커져 장기물 위주로 이번 주 내내 상승했다. 뉴스에 오히려 국채 고점 인식이 생겼고 매도 빌미로 작용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4월 고용보고서는 통화정책이 전망이 아닌 결과에 기반해야 한다는 중요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앞서 다른 연준 위원들도 자산매입 테이퍼링을 논의하는 게 너무 이르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만 이런 연준의 비둘기파 기조에서 이탈했다.

월가에서는 4월 수치는 일시적이라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줄고, 대규모 재정 부양이 경제에 스며들고 있으며 채용 공고가 급증하고 있다. 미국이 올여름 강한 성장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파라넬로 미 금리 대표는 "강한 고용 수치를 가정해보면 시장은 이것이 연준에 무엇을 의미하는지 빠르게 의문을 가졌을 것"이라며 "이번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테이퍼링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테이퍼링을 생각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모두 같은 방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프린서펄 글로벌 인베스터의 시마 샤 수석 전략가는 "지난달 약한 고용 속도는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인상해야 할 동기를 부여하지 않는다"며 "보고서를 앞두고 일부에서 나온 통화정책 긴축 고려는 현재로서는 승산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 낙관론이 커지는 상황에서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야 한다고 오늘 지표는 말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재니 캐피털의 가이 레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고용보고서는 국채의 반사 반응을 이끌었다가 사라졌다"며 "3월 최근 고점에서 국채수익률의 하락세에 약간의 여력이 있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흐름은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티즌 은행의 토니 베디키안 글로벌 시장 대표는 "증시와 달리 국채시장은 수치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진단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 고용활동은 의미 있게 둔화했으며 이는 연준이 현 완화적인 통화 정책 기조를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TD증권은 "고용보고서의 메시지는 경제가 여전히 회복되려면 멀었다는 것"이라며 "지표는 테이퍼링 신호를 시작할 정도로 충분히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대부분의 연준 위원 견해를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전략가는 "고용보고서는 회복에는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연준이 줄곧 얘기해온 것을 입증한다"고 지적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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