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2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블록버스트급일 것이라던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큰 폭으로 밑도는 등 충격적인 수준으로 드러나면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상당 기간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강화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장중 큰 폭으로 하락하며 달러화 약세를 부추겼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59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044엔보다 0.449엔(0.41%)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67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0650달러보다 0.01027달러(0.85%)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2.13엔을 기록, 전장 131.56엔보다 0.57엔(0.4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74% 하락한 90.211을 기록했다. 주간 단위로는 1.18%나 하락했다.

달러화는 고용지표의 쇼크를 즉각적으로 반영했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는 여전한 가운데 미국 국채 수익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면서다. 외환시장 흐름을 좌우하는 미 국채 수익률은 10년물 기준으로 한때 연 1.5%를 밑도는 등 최근의 박스권 하단을 이탈한 뒤 보합 수준인 1.57%에서 호가가 형성됐다. 미 국채 수익률의 하향 안정은 실질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져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도 달러화 약세 요인이다. 위험 선호 현상 강화로 이어져 안전통화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된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등 고용지표는 '쇼크' 수준이었다. 100만 명에 가까웠던 전망치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26만6천 명에 그쳐서다. 일부 전문가들은 210만 명이나 늘어나는 블록버스터급이 될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4월 실업률도 6.1%로 집계돼 월가의 예상치인 5.8%보다 부진했다.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상당 기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한층 강화됐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4월 고용보고서에 대해 전망이 아니라 결과 기반의 통화정책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점을 상당히 신뢰한다면서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2개월 만에 최고의 강세를 나타냈다. 세계 경기의 회복 추세 속에서 중국의 4월 수출입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4월 중국의 수출은 2천639억2천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3% 증가했다. 4월 수입은 2천210억6천만 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43.1% 급증했다. 중국은 4월에 428억6천만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냈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 종가 6.46위안보다 급락한 6.41위안 수준에서 호가가 나오고 있다.

영국 파운드화도 0.74% 오른 1.4002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3월 4일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으로 1.40달러 선을 위로 뚫었다.

BK자산운용의 외환전략 담당 이사인 보리스 슐로스버그는 "오늘 달러화는 정말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는 추정치와 너무 맞지 않아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이는 분명히 연준에 운신의 폭이 더 생겼다는 의미다"고 지적했다.

외환 중개사인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이는 일개 보고서일 뿐이지만 회복세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트레이더들의 생각을 바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리콘 밸리 은행의 선임 외환 트레이더인 민 트랑은 "대단한 예측 실수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추세와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지표의 빠른 회복이 인플레이션의 전망을 높이고 금리를 상승시켜왔다"면서 "그게 소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용지표가 소화되면서 외환시장도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실망스러운 고용보고서는 "도로의 요철"이었고 일자리 창출은 여전히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찰스 스왑의 리처드 플린은 "오늘의 실망스러운 일자리 수는 투자자들의 주의를 고조시킨다"면서 "코로나19 백신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까지 확장돼야 경제활동과 고용을 증대시킬 것인지 등 미국 고용시장의 회복 탄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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