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4월 미국 고용지표가 시장 기대를 밑돌면서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지만, 증권가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9일 경제 지표 중에서도 가격 관련 지표가 오름세를 보이며 물가 압력에 대한 경계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며 고용 모멘텀 둔화를 시사했다.

미 노동부는 4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26만6천 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00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4월 실업률 또한 6.1%로 시장 전망치 5.8%보다 부진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긴축 우려가 다소 줄어들며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지만, 물가 상승 압력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4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21달러 상승한 30.17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의 노동 수요는 커졌지만, 구직에 나서는 노동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요 가격지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보다 하락했지만 가격 지수는 89.6을 기록해 지난 2008년 6월 이후 12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인난 및 수요에 못 미치는 공급 병목현상이 소비자로의 가격 이전을 부추길 소지가 커졌다"며 "고용 등 실물 경제지표도 중요하지만, 임금과 원자재 등 물가 관련 지표의 변화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4월 ISM 지수가 고점 영역에서 상승 탄력이 둔화한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가격 지표의 가파른 상승이 이어지는 점은 비용 측면에서의 부담에 대한 경계심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조병현 연구원은 이어 "미국 3월 광의 통화(M2) 증감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숫자 자체는 증가하나 증가율이 낮아지며 유동성 공급 속도의 둔화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런 영향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점은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 회복세는 유효하나, 4월 고용 쇼크를 계기로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속도 조절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달러 약세 전환은 제조업과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이 글로벌 증시 대비 강세 국면으로 진입할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기존 주도주 내에서도 대장주와 업종 대표주의 비중 확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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