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자금 호조…MMF 잔고, 사상 첫 170조 원대 돌파

금리 메리트·현금성자산 규제로 인기 높아져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에 기관들의 수요가 순식간에 몰리면서 일부는 물량을 받아가지 못하는 등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0일 연합인포맥스 CD발행에 따르면 전 거래일 우리은행(AAA) 6개월물 CD는 0.69%에 4천억 원 발행됐다. 같은 날 경남은행(AA+)은 1년물 CD를 0.74%에 1천100억 원 발행했다.

우리은행 CD는 발행 물량이 4천억 원 규모로 상당했지만, 입찰은 빠르게 수요를 확보하며 일찌감치 마감된 것으로 전해진다.

발행 금리 역시 강한 수요에 힘입어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CD는 각각 민평금리보다 1.0bp, 4.0bp씩 강하게 발행됐다.



◇단기자금·고금리 메리트·규제 호재…CD 수요를 견인하는 삼박자

시장 참가자들은 CD 발행 강세 배경으로 크게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주요 매수처인 단기자금시장은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하며 단기물 전반의 강세를 뒷받침했다.

지난 6일 머니마켓펀드(MMF) 잔고는 174조1천223억 원에 이르러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또한 저금리 상황에서 CD가 동일 만기 은행채보다 발행 금리 레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CD 투자 메리트를 높였다.

전 거래일 발행된 우리은행 6개월물 CD는 0.69%에 발행됐지만, 이보다 하루 전에 수출입은행채 6개월물은 0.64%에 3천억 원이 발행됐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금 연내 특수채와 특은채 등 금리가 0.6%대 초중반에 거래된다"며 "상대가치 측면에서 CD는 매수하기에 좋은 자산이다"고 말했다.

그는 "(전 거래일) 자금이 굉장히 많고 RP금리는 0.35%까지 내려왔다"며 "5월 중에는 자금이 계속 많다가 6월 반기 말에 살짝 어려워질 수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환매조건부증권(RP) 시장에서 현금성 규제가 강화된 점도 CD 매수세를 이끌었다.

RP 매도자에 대한 현금성 자산 비율 강화는 예고됐지만, 레버리지펀드 등을 중심으로 CD 수요는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운용역 입장에서 현금성 자산으로 실질적으로 보유할 수 있는 건 CD밖에 없다"며 "레포 매도를 하는 시가 쪽의 특수수요가 발생하면서 CD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의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도 CD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과 4월 은행채는 각각 4조1천억 원과 7천억 원가량 순상환을 기록했다.

은행들의 요구불예금이 많이 늘며 낮은 금리에 자금조달이 원활해서 은행채 등 고금리 조달 필요가 크지 않은 모습으로 전해진다.(지난 5월 6일 오전 10시5분 송고한 "은행채 '순발행→순상환' 전환…핵심예금 덕택" 기사 참조)



◇시장상황 못 따라가는 CD고시금리…깜깜이 고시 비판도

시장에서는 CD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CD 고시금리 향방에도 관심이 향했다.

전 거래일 금융투자협회가 고시하는 CD 91일물 금리는 17거래일 만에 오랜 경직성을 깨고 1.0bp 하락했다.

우리은행 6개월물 CD가 민평금리 대비 1.0bp가량 낮게 대거 발행된 점을 반영해 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CD 고시금리가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평 3사 금리 기준으로 CD 3개월물은 전 거래일 1.0bp 내려 0.68%를 기록했다. 최종호가수익률이 0.72%인 점을 고려하면 4bp가량 차이가 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만기가 긴 CD 발행물 금리와 차이가 너무 심해서 금리가 내려간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가를) CD 금리에 제대로 반영하면 0.70%대로는 절대 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CD 발행금리를 반영해 고시금리가 내려간 점은 긍정적이다"라며 "(고시금리가) 0.70%까지는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고시금리는 91일물 지표물의 발행 금리를 반영하지만, 증권사들의 전문가적 판단을 통해서 호가를 제출할 수 있다.

ybn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