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하반기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중 한 곳의 재선정을 앞둔 가운데 개별 운용사들의 성적표인 수익률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주간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은 방어전을 치러야 하는 입장이지만 최근 수익률이 고민일 것으로 보인다.

10일 연기금풀의 월간 운용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삼성운용은 국내외 채권과 인덱스 주식 부문에서 시장 수익률(벤치마크)을 모두 밑돌았다.

이달 국내채권 부문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1.86%로 벤치마크를 0.42%포인트 하회했다. 국공채 수익률은 -1.54%, 일반채는 -2.05%로 각각 벤치마크에 0.54%포인트, 0.35%포인트 못 미쳤다.

해외채권의 수익률은 더 실망스럽다. 이달 -4.10%의 수익률을 기록해 시장 수익률에 1.18%포인트나 처졌다.

인덱스주식 유형은 -0.74%의 수익률로 운용사간 순위에서 하위 91%까지 밀렸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인 삼성운용이지만 연기금풀에선 실적이 상당히 저조한 것이다. 삼성운용은 주요 자산군 중 국내 주식의 액티브주식 유형과 해외주식을 제외하곤 모두 시장에 뒤처졌다.

반면 인덱스주식 유형에선 개별운용사 중 다른 대형사인 NH-아문디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DB자산운용이 3월 2.3% 안팎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형성했고 미래에셋운용도 1.62%로 시장을 앞질렀다.

채권 부문에서도 삼성운용은 국공채가 상위 56%, 일반채는 상위 64%에 그쳤다. 국공채 유형에서 경쟁사인 교보악사자산운용이 0.19%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NH-아문디운용도 국공채 수익률이 -0.72%로 선방한 점과 대비된다.

삼성운용은 그간 시장을 뚜렷하게 앞지른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시장 수익률에 부합하는 성과를 기록해왔다. 올해 들어서도 연초 이후 수익률은 인덱스 주식 유형과 해외채권 유형이 각각 시장에 0.92%포인트와 0.53%포인트 하회할 뿐 다른 자산군은 거의 시장 수익률에 부합했다.

작년 한 해도 삼성운용은 시장과 비교해 국내주식 유형에선 3.04%포인트, 국내채권은 0.36%포인트, 해외채권도 1.16%포인트 상회하는 호실적을 거뒀다. 해외주식만 벤치마크를 0.87%포인트 밑돌았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삼성운용은 지난 2월에도 해외채권 유형 수익률이 벤치마크를 1.70%포인트 밑돌았는데 3월에는 다른 자산군까지 침체되는 흐름이다. 삼성운용은 2017년 주간운용사로 재선정된 이후 수익률 면에서 상위 25% 안에 꾸준히 들었지만, 올해는 머니마켓펀드(MMF) 유형만 겨우 이를 충족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운용은 연기금풀 주간운용사인 만큼 자산 배분과 개별운용사 관리가 주된 역할이고 수익률만으로 업무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은 주간운용사 재선정을 앞두고 부담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삼성운용은 올해 12월 연기금풀의 주간운용 계약이 만료된다. 이를 앞두고 오는 8~9월경 주간운용사 재선정 공고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운용은 2001년부터 연기금풀 주간운용을 맡아 온 '터줏대감'이지만 올해 입찰은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운용과 함께 오랫동안 연기금풀 주간운용을 맡았던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자리를 내준 뒤 절치부심 중이고 한화자산운용 등 신흥 세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신탁은 연기금풀 주간사에 도전하기 위해 최근 공고가 났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방폐기금) 위탁운용사 자리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폐기금은 기금 일부를 연기금풀에 맡기고 있어 복수 운용 불가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방폐기금 위탁사가 되면 연기금풀에 도전할 수 없는 만큼 한국투자신탁이 더 큰 먹이를 노린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화운용도 올해 초 연기금풀 주간운용사 입찰에서 한국투자신탁을 제치고 평가 2위에 오를 정도로 저력이 상당하며 외부위탁운용(OCIO) 관련 인력도 20명대로 늘리며 연기금풀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KB운용도 OCIO 본부와 마케팅솔루션 본부를 합쳐 규모를 확대하는 중이다.







※삼성자산운용 3월 연기금투자풀 수익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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