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에 받아들 경제성장률 성적표를 4%대 이상으로 제시했다. 수출 성장세를 필두로 기업들의 투자와 내수가 얼마나 따라오느냐가 핵심 '열쇠'로 지목된다.

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진행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에서 "올해 우리 경제가 11년 만에 4%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도록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고 민간의 활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하순 국무회의에서 "올해 성장률에서 3% 중후반대 이상의 빠르고 강한 회복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발언하고 14일 만에 전망치가 높아졌다.

신년 연설이나 경제부처 업무보고 때처럼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과감한 소비 진작책과 내수 부양책', '선제적인 기업투자 적극 지원',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목표' 등을 내세웠다. 1년의 남은 임기 동안 경제 모든 부문에 걸쳐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8개월이 채 남지 않은 만큼, 어느 부분에서 먼저 성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4% 성장률 목표를 달성할지가 결정될 수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 경제연구기관들도 4%대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 LG경제연구원이 성장률 전망치 4.0%를 제시했고, 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4.1%로 수정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기대 이상을 기록함에 따라 긍정적인 전망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2%다. 성장률 4% 이상을 전망한 기관들과 정부 전망치의 세부 지표 차이는 설비투자와 수출 등이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통관수출 증가율이 32.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연구원은 14.7%를 예측했다. 지난해 말 정부가 예상한 8.6%와 차이가 상당하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경제연구기관들은 모두 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으나, 정부 예상은 600억달러대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들이 글로벌 교역 성장세를 점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이 활약해야 4% 성장의 초석이 된다는 뜻이다.

수출로 여력이 생긴 기업들이 투자를 얼마나 활발하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설비투자는 경제연구기관들이 정부보다 높게 숫자를 제시한 또 다른 부문이다. 정부에서는 설비투자가 연간 4.8% 늘어날 것으로 봤지만, LG경제연구원은 7.6%, 금융연구원은 6.8% 증가를 전망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에도 민간소비 전망 수치가 올라가는 점은 고무적이다. 다만, 작년에 수치를 내놓은 정부나 최근 연구기관들의 격차가 크지 않다. 정부는 연간 3.1%, LG경제연구원은 3.4%, 금융연구원은 2.3%다.

그만큼 민간소비에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국민들에게 체감이 빠른 재난지원금 등에 더해 고용시장 활성화, 물가안정 등이 적절하게 조합을 이뤄야 하는 이유다. 자칫 방역에 문제가 생기면 민간소비가 다시 타격을 받을 여지도 있다.

전규연·나중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경제를 이끄는 주체는 정부에서 민간부문으로 바통 터치가 예상된다"며 "경기회복 선두주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며 제조업 생산 및 신규 주문 증가, 기업 이익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의 추세적 회복을 위해서는 취약계층 고용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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