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투자자들이 미국 주(州)정부와 지방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퍼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뮤니시펄 마켓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방채 뮤추얼 펀드에 390억 달러(약 43조5천억 원)가 순유입됐다. 이는 해당 기간 기준 2008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WSJ은 지방채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강하다며, 일리노이주가 최근 3년 만기 채권을 1%에 가까운 낮은 금리에 발행했다고 전했다. 일리노이는 연준의 펜데믹 비상 대출 기구를 이용한 유일한 주다.

작년 봄만 해도 투자자들은 현금 확보에 혈안이 되면서 안전한 지방채를 값싼 가격에 처분했다. 투자자들은 지방의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적 어려움이 커지면서 디폴트가 잇따라 일어날 것으로 우려했다. 시와 주정부의 자금 조달도 멈췄다.

실제 디폴트가 늘어나긴 했지만 작년 4월 연방준비제도가 긴급 금리 인하와 채권 매입 등의 조치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이 되돌아오기 시작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세수는 전망을 웃돌았고, 주정부와 지방정부는 올해 수입 예상치를 상향 조정했다.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자금도 흘러들어오기 시작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메모에서 지방채 시장이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신용의 질도 개선되는 새로운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는 지난 3월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구제법안이 시행된 이후 미국 주정부 및 지방정부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무디스는 해당 구제법안이 주정부의 재정을 안정시킬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WSJ은 올해 초 채권시장이 약세를 보였을 당시 지방채가 다른 채권 자산보다 잘 견뎠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데이터에 따르면 지방채는 올해 들어 이달 6일까지 투자자들에게 0.59%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이는 가격 변동과 이자를 모두 고려한 것으로, 국채(-3.22%)와 회사채(-3.1%)의 총 수익률을 웃돌았다.

같은 기간 하이일드 지방채의 수익률도 3.87%를 기록, 정크등급 회사채 수익률인 2.15%를 상회했다.

뮤니시펄 마켓 어낼리틱스의 매트 파비앙 연구 헤드는 "자금을 빌리려는 곳보다 빌려주려는 주체가 더 많다"며 "이 때문에 지방채 금리가 낮은 수준에 고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지난 7일 AAA 등급의 10년 만기 지방채 금리는 0.82%를 기록했다. 지난 2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0.68%보다 0.1% 남짓 높은 수준이다.

한편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자본이득세를 인상하려는 계획이 의회에서 진전을 보일 경우 부유층의 지방채 수요가 새로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과세 소득을 줄이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회사채 대신 지방채 매입을 고려하라고 권고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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