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6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오르면서 향후 가격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택 시간 증가, 반도체 공급 부족, 10년 단위로 오는 TV 교체 사이클 등이 맞물리면서 반도체에 이어 LCD도 '슈퍼사이클'이 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일 시장조사기관 위츠뷰에 따르면 5월 상반월 TV와 모니터, 노트북 LCD 패널의 평균 가격은 4월 하반월 대비 2~3% 상승하며 2015년 6월 이후 71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75인치 TV용 LCD 패널 가격은 1.3% 오른 392달러, 65인치 패널 가격은 1.8% 오른 284달러였다.

55인치 패널은 1.3% 상승한 228달러, 43인치와 32인치 가격은 각각 1.4%와 2.4% 오른 146달러와 85달러로 집계됐다.

모니터와 노트북 등 IT용 LCD 패널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27인치 모니터용 패널 가격은 4월 하반월 대비 1.1% 오른 98.6달러, 21.5인치는 1.6% 상승한 64.5달러였다.

노트북용 패널 가격은 17.3인치가 1.5% 오른 82.8달러, 15.6인치는 1.7% 상승한 70.2달러를 나타냈다.

LCD 패널 가격이 높아진 것은 코로나19 이후 TV 수요 증가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저가 공세 진정, LCD 패널 공급 차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더 비싸지기 전에 사려는 제조사들의 움직임으로 LCD 패널 구매가 유례없이 높았던 것으로도 분석된다.

LCD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도 불거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최근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공급사들이 공급 부족과 사업전략 등을 이유로 고객사에 배정했던 DDI 물량을 재조정했다"며 "DDI는 올해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목표 출하량을 달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인 DDI는 스마트폰과 TV, 태블릿PC 등의 화면을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다.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인 빛 에너지로 변환하는 역할을 해 이른바 '화면의 마술사' 혹은 '반도체계의 통역사'로 불린다.

LCD 패널 하나당 많게는 수십 개의 DDI가 들어간다.

최근 LCD 패널의 수요 강세는 10년 만에 도래하는 교체 수요의 성격이 크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이후 하락 전환이 예상됐던 LCD 패널 가격이 10년 만에 도래하는 교체 수요와 맞물리면서 하반기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 LCD 패널 공급 부족률은 LCD 생산 능력이 향상한다고 가정해도 20~30%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PC, TV 수요가 양호한 수준을 넘어 초강세"라며 "유통 및 세트업체의 LCD 패널 재고도 정상 수준의 60%를 밑돌고 있으며 부품의 공급 차질이 연말까지 해소될 확률도 낮다"고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PC, TV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에도 LCD 패널 공급 부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 따라 LCD 패널업체와 내년 생산물량의 장기공급계약(LTA)을 타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LCD 패널 판가 상승으로 이익률이 높아지자 지난해 LCD 사업 철수를 선언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당초 계획과 달리 LCD 연장생산을 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말까지 LCD 사업을 연장하기로 했고, LG디스플레이는 기간을 정하진 않았지만 추가 자원 투입 없이 현재 설비를 활용해 TV용 LCD 패널을 연장 생산하고 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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