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MZ세대는 올해 초 SK하이닉스, 삼성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등의 대기업에서 성과급 불만을 불공정 사회적 이슈로 키웠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과 Z세대를 아우르는 이 세대는 SNS를 통한 빠른 소통을 장점 삼아, 보상 체계에 대한 문제로 대기업 총수를 들었다 놨다 했다. 소방수로 직접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봉 반납을 선언했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취임 후 처음 가진 타운홀 미팅에서 직원 불만 달래기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에서는 기존 생산직 위주의 노조와 별도로 MZ세대 중심의 사무직 노조가 출범하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자영업자의 폐업이 증가하고, 사회 전반으로 계층간 양극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이 사건에 고운 시선만 있지는 않지만, MZ세대의 일관된 성과 비례 보상은 새 시대의 목소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노력만큼 대가 받고 기존의 질서에 얽매인 차별을 받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었다. 요즘 들어 MZ세대의 주장은 한층 강도가 세졌다. 일부는 같은 조직 내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면 보상을 전혀 받아선 안 되고, 그만큼을 높은 성과를 달성한 쪽이 누려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이에 대해 어려서부터 입시에 시달리면서 평가와 보상에 예민해진 탓이라는 세간의 분석도 나온다.



이런 MZ세대에게 투자만큼 공정하고 차별 없어 보이는 곳이 있을까. 기관과 개인의 정보 비대칭이라는 오래된 문제가 있지만, 인터넷과 SNS 등이 빠른 정보 확산을 통해 이 격차를 이전보다 메워주는 시대다. 동등한 조건에서 오직 자신의 투자 공부로 쌓은 실력의 결과는 간단명료하게 수익률로 드러난다. 동학 개미 운동으로 통칭하는 개인의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증가는 저금리라는 필연적인 여건 외에도 사회 후발주자라는 이유로 무시당하지 않고 내 실력대로 경쟁해 보겠다는 마음이 하나둘 모인 결과인 셈이다. 사회 제도는 늘 천천히 바뀐다는 점에서 MZ세대가 응어리진 가슴의 속풀이 대상으로 증시를 찾는 흐름은 쉽게 바뀌지 않을 수 있다.



또 MZ세대는 축적한 자본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한계가 있어서,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데다 대출도 막힌 부동산보다는 주식 투자를 더 접근하기 쉽다고 여긴다. 그러나 동시대 최고의 투자자로 존경받는 워런 버핏이 말하는 '스노우볼 효과'를 거두려면 지루한 장기 투자는 필수다. 도지코인 폭등 같은 '로또'를 잡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렇지 않는 한 복리 효과가 누적돼야 MZ세대의 자산이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 개미군단의 지속적인 장기 투자 흐름이 이어진다면 개인뿐 아니라 한국 증시와 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코스피가 한 단계 더 도약한다면 이는 작년 이후 한국 증시에 강한 하방경직성을 제공한 MZ세대의 '공정' 열망이 피운 꽃일 것이다. (투자금융부장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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