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안정적인 유동성 환경에 따라 지난달 국내 증권사들은 기업어음(CP)을 대폭 순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연합인포맥스 CP/전단채 통합통계(화면번호 4720)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들은 1조1천393억원의 CP를 순상환했다.

이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증권사 파생결합증권(ELS) 마진콜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순상환 규모다.

이에 따라 CP 발행 잔액도 올해 1월 말 19조2천420억원을 고점으로 17조6천177억원까지 낮아졌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의 순상환 규모가 3천9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NH투자증권 3천700억원, 신한금융투자 1천550억원, 하나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이 각각 1천억의 CP를 순상환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유동성 환경이 개선되며 단기 자금 수요가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CP는 1년 이하 만기로 발행하는 단기 자금이다. 작년 3월 ELS 마진콜 이후 크레딧 시장이 무너지면서 증권사들은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웠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CP로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1년이 지나 만기가 도래하면서 증권사의 유동성 이슈가 대부분 해소된 셈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단기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CP를 발행하는 만큼, 증권사의 유동성 문제가 사라진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일시적인 자금 수요 및 만기 미스매치가 더는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와 동시에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는 증권사의 회사채 발행은 대폭 늘어났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증권사들은 1조8천7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1분기 발행 금액 1조7천8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저금리 환경에서 추후 금리가 높아질 가능성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며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CP보다 장기로 한꺼번에 가져갈 수 있는 회사채를 선호한다"며 "현재 금리 상황에 따라 단기로 조달한 뒤 내년에 다시 발행하는 것보다 장기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까지도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 수요가 이어질 수 있다.

윤원태 연구원은 "회사채 시장에서도 증권사 채권을 선호한다"며 "발행사 입장에서도 작년 호실적에 따라 자금 조달이 용이한 점이 있고, 투자자들도 다른 회사채 대비 증권사 회사채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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