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올들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보험사들이 개선된 업황을 바탕으로 수요예측에 성공하면서 증액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오는 2023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를 앞두고 자본확충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점이 최근 보험사들이 앞다퉈 후순위채 증액에 나서고 있는 배경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미래에셋생명과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4곳의 보험사들은 모두 당초 발행 목표액보다 규모를 늘리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지난해 업황이 반등하자 투자자들이 보험사 후순위채에 다시 관심을 보인 덕분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증까지 받으며 지난달 22일 1천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수요예측에 나섰던 미래에셋생명은 발행예정액의 2배가 넘는 4천140억원의 주문을 확보하며 선방했다.

특히, 수요가 대거 몰린 덕분에 미래에셋생명은 발행 규모를 2배로 늘린 3천억원까지 확대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2천50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한 현대해상(발행예정액 2천500억원)과 KB손보(2천억원) 또한 각각 4천250억원과 4천590억원 규모의 유효수요를 이끌어 내며 '오버부킹'했다.

현대해상은 발행한도를 최대 5천억원까지 열어뒀지만 금리수준과 지급여력(RBC)비율 등을 고려해 1천억원가량 늘린 3천억원 선에서 발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KB손보 또한 발행예정액 대비 2배가 넘는 수요를 확보한 덕분에 발행액을 1천790억원 늘린 3천790억원으로 확대했다.

아울러 2천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위해 지난달 초 수요예측을 진행했던 메리츠화재 또한 추가청약 끝에 100억원을 증액한 2천100억원의 후순위채를 찍는 데 성공했다.

자본확충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보험사들의 RBC비율 관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1천억원)와 영구채(1천50억원) 발행을 통해 RBC비율 관리를 본격화했던 메리츠화재는 올들어서는 후순위채 발행도 마무리하면서 RBC비율이 224%까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RBC비율이 200%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던 현대해상과 KB손보도 대규모 증액에 성공하면서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지난해 말 190%였던 현대해상의 RBC비율은 이번 증액으로 200%를 넘긴 202%까지 개선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특히, KB손보의 경우 17%포인트(p) 이상의 개선 효과를 누리면서 RBC비율이 '175→192%' 수준으로 뛸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손보의 경우 총 8천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 중인 만큼 하반기에 추가 자본확충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며 "200% 이상까지 RBC비율을 올려둔 뒤 향후 제도변경 등에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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