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고용지표 충격으로 조기 긴축 우려를 덜어낸 것도 잠시,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에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은 다시 커지는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1일 미국 고용 부진에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채권시장에서의 기대인플레이션은 계속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어 향후 금리 동향에 다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일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줄어들면서 주식시장은 강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며 위험선호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러나 미 국채금리가 하락 후 오히려 상승폭을 더 확대하면서 시장은 위험 심리를 반영하면서도 확신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추이(화면번호 6540)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장중 1.5% 아래로 급락하는 등 고용지표 충격에 일시적으로 금리가 하락했으나 이내 낙폭을 되돌리며 상승 마감했다.

4월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했지만, 세부 수치를 보면 고용 호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작용했다.

예상치에는 못 미쳤지만, 신규 고용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노동시장 참가율이나 시간당 평균 임금 수준을 봐도 전월보다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줄고, 대규모 재정 부양이 점차 파급되고 채용 공고도 급증하는 등 4월 고용 부진이 일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간밤에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67bp 상승한 1.6039%로 마감하며 일주일여 만에 1.6%대로 올라왔다.

시장은 좀 더 확실한 증거를 얻기 위해 이번 주 중반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대기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5년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5년 BER은 2.72%로, 2011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커지는 인플레이션 경계심에 전일 강세를 나타냈던 위험자산도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간밤 미국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큰 폭 하락하면서 나스닥 지수는 2% 넘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와 S&P 지수도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달러화는 파운드화 강세에 혼조세를 나타냈지만, 유로화와 엔화, 위안화, 원화 등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되돌리는 모습이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고용 부진으로 금리 인상까지의 시간을 벌었지만, 금리는 기대 인플레이션이 2013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는 등 높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상승했다"며 "아직은 금리 반응이 제한된 가운데 주식이나 달러와는 반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라 방향 잡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CPI가 높게 나온다면 시장은 다시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발언을 떠올리며 긴축을 대비할 수 있다"며 "다만, CPI 자체가 고용지표보다 우선적인 재료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은 어느 포지션을 잡아도 불편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국 주식과 금리에 따른 달러화 방향성이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