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1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 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0bp 상승한 1.621%를 기록했다. 3거래일 연속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0.3bp 오른 0.156%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5bp 상승한 2.354%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44.8bp에서 이날 146.5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글로벌 주가가 가파르게 하락했지만,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주가 하락의 한 이유가 통제 불가능한 인플레이션 공포였던 만큼, 장기물 위주로 미 국채도 영향을 받았다.

다만 위험선호가 뚜렷하게 꺾인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계속해서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이어가 미 국채수익률 상승폭은 제한됐다.

팬데믹 이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코노미스트와 연준의 예상보다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추가 증거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전세계 증시는 최근 연속 상승세를 되돌렸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 정책에서 선회할 수 있다. 증시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힘 중의 하나였던 비둘기파적인 연준의 정책이 끝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 증시가 흔들릴 때 국채 값이 오르고 국채수익률은 내리지만, 인플레이션은 국채의 고정가치를 침식하기 때문에 국채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채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5년 인플레이션을 나타내는 5년 BER는 2.695%를 나타냈다. 전일 10여 년 만에 최고치였던 2.717%에서는 소폭 내렸다. 10년 BER는 2.539%였다.

이날 발표된 미 노동부의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채용공고는 사상 처음으로 800만 명을 넘어섰다. 극심한 구인난이 확인돼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했다.

그러나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이번 특성상 일시적일 것이라는 기존의 견해를 반복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등 주요 연준 위원들은 완화적인 정책 기조가 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 재무부가 이날 오후에 실시한 580억 달러 규모의 3년물 국채 입찰은 무난했다. 발행 금리는 0.329%로, 시장 평균 수익률인 0.327%보다 소폭 높았다. 응찰률은 2.42배로, 이전 6개월 평균인 2.43배 수준이었다. 딜러들의 관심은 6개월 평균보다 조금 낮았다.

오는 12일에는 41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13일에는 270억 달러 규모의 30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

이제 투자자들은 오는 12일 예정된 4월 소비자물가지표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칩 등 공급 부족, 팬데믹 동안 억눌렸던 가계와 기업, 전체 산업에서의 수요 분출 속에서 최근 인플레이션이 어떤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메즈 채권 리서치 대표는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물가 상승도 일시적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밝혔다"며 "앞으로 훨씬 더 가볼 때까지 그들이 옳은지 알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시장은 스스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투자자들이 믿는지에 따라 자산 가격 움직임이 결정되고, 연준의 바람보다 더 빨리 움직이도록 시장이 도전하기 시작할지 상당한 차이가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버코어 ISI의 데니스 드부셔 전략가는 "공급 차질이 지속하고 수요가 계속 탄탄하다면 연준은 예상보다 빨리 통화정책을 긴축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런 추론이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기술주의 하락 요인이 됐다"고 강조했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브라이언 프라이스 투자 운용 대표는 "최근 인플레이션 우려에 장기 국채수익률이 완만하게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3월 고점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며 "이는 인플레이션 기대를 끌어올리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틀을 유지하겠다는 연준의 약속과 일치하는 움직임"이라고 진단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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