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증시를 견인해온 기술주가 연일 급락하면서 기술주에 전환점이 도래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경제 회복에 따른 인플레이션 확대와 금리 상승이 기술주 조정의 주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기술주를 떠받쳐온 펀드 자금 유출과 바이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경계심 등도 기술주 약세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애플과 알파벳은 장중 3.22%, 2.52%, 테슬라는 5.32% 폭락하다 후반 낙폭을 줄이며 장을 마쳤다.

기술주 이외 업종으로도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시장 심리를 측정하는 지표인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전일 종가 대비 20% 오른 23.73을 기록했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톰 리는 최근 투자자 정보에서 "기술주에 대한 풍향이 전환점을 맞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권의 반독점법 강화 우려도 있다며 "(기술주 보유로) 승리하기보다는 잃을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펀드스트랫은 기술주 투자 판단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FANG(페이스북·아마존·넷플릭스·구글) 투자 판단을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했다.

장기적으로는 기술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현재로선 과매수 상태라고 평가했다.

현재 기술기업의 실적은 호조를 나타내고 있다. 조사회사 리피니티브가 S&P500 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2021년 1분기 결산을 집계한 결과 4일 기준으로 주당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웃돈 기술기업은 95%에 달했다. 시장은 올해 전체 기준으로 기술기업의 이익이 24%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밀러 타박의 맷 말리 시장 전략가는 "상당히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매도세가 부풀어 오르는 것은 좋은 소식이 이미 주가에 다 반영됐다는 인식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기술주가 전환점을 맞이했는지 여부를 판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기술주 투자 리스크가 확실히 높아지고 있어 이번 하락은 더 큰 하락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주를 지탱해온 '모멘텀 투자'에서 철수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기술주 약세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아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운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 이노베이션'에서는 이미 자금 유출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10일 CNBC에 따르면 이달에만 아크 이노베이션 펀드에서 11억 달러가 유출됐고, 아크 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핵심 5개 ETF에서는 거의 20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말리 전략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 상승은 기술주에 황신호가 됐다"며 "나스닥 지수가 3월 저가(12,609.16)를 밑돌면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일 나스닥지수는 13,389.43에 장을 마쳤다.

신문은 지수가 향후 6% 추가 하락하면 적신호가 켜지는 셈이라며 기술주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jhm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2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