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급등한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의 영향으로 강세로 돌아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전망보다 강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에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2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99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660엔보다 0.330엔(0.30%)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130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489달러보다 0.00189달러(0.16%)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2.19엔을 기록, 전장 132.00엔보다 0.19엔(0.1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3% 상승한 90.291을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압력은 당초 월가가 전망한 수준보다 큰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4월 CPI는 전월 대비 0.9% 올라 월가의 전망치 0.3%를 훌쩍 뛰어넘었다. 4월 CPI는 전년 대비로는 4.2%나 올라 시장의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성이 큰 요인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9%나 올라 시장의 전망치였던 0.3%를 세배나 웃돌았다. 전년 대비 근원 CPI도 3% 상승해 시장의 전망치 2.3%를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반영하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도 상승세를 보였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호가를 전일보다 2bp가량 높은 1.64%까지 올렸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 등으로 달러-엔 환율이 민감하게 반응했다. 달러-엔 환율은 CPI 발표 직후 호가가 한때 전일 대비 0.50% 언저리까지 오른 109.210엔까지 급등했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 약세를 의미한다. 미 국채와 일본 국채의 수익률 격차 확대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딩 등의 영향으로 풀이됐다.

유로화도 2개월 반 만의 강세에서 약세로 가닥을 잡았다. 월가의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다. 시장이 기대하는 향후 5년 인플레이션 압력인 5년 BER(Break Even Rate:5년물 국채와 물가연동채 간 수익률 차이)은 2.767%로,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CPI 발표 직후 연설을 통해 "일회성 물가 상승이며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며 연준의 초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재확인했다.

NAB의 선임 외환 전략가인 로드리고 캐트릴은 "주식시장이 보다 급격한 조정을 경험하지 않는 한 달러화에 대한 안전자산 수요는 없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잇따른 발언 등으로 "우리는 이제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굳건하게 견지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부터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테이퍼링을 지지하는 언급을 한 게 이례적으로 보일 정도라고 그는 풀이했다.

그는 "(카플란을 제외한)다른 사람들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면서 그건 달러화에 부정적인 재료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 재개와 관련된 일시적인 급등에 대해 인내심을 유지하는 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 모멘텀의 내실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섣부른 금융 긴축 여건에 의해 축소되지 않는 경제 모멘텀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순풍이 역풍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웨스트팩의 전략가들은 달러 인덱스는 "주식 투매 속에 "90을 약간 웃도는 수준에서 위험 회피와 관련된 안정감을 찾고 있다"며 "그러나 의미 있는 상승세로 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그들은 "연준의 발언 기조는 인내심을 가질 것이라는 약속을 계속 강조하고 있으며 유로존의 경제지표 반등은 미국과의 격차를 계속 좁히고 있다"면서 향후 몇 달 동안 달러인덱스는 무거운 행보를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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