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투자자들이 장기물 미국 국채로 몰려들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에 더 신속하게 대응해 장기적으로 성장 둔화와 장기 금리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베팅에서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팩트셋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이후 가장 큰 움직임은 2년과 30년물 스프레드에서 나왔다.

지난주 회의 이후 이 두 기간물 국채수익률 격차는 25bp 축소됐다. 30년물 국채수익률이 이날 2.023%를 기록하는 등 20bp 떨어진 게 큰 영향을 미쳤다.

2년과 10년 국채수익률 스프레드 역시 두드러지게 좁아졌다. 국채시장 전방위 매도세로 장기물 국채수익률이 가파르게 오르기 이전인 2월 초 이후 가장 타이트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단기물 국채수익률이 내린 것은 지난주 연준 회의 이후 높아진 금리 인상 기대를 반영한다. 반면 단기적인 금리 인상이 성장 둔화와 향후 금리 추가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장기물 국채수익률은 내렸다. 이런 흐름이 더해지면서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이 나타났다.

아문디 SA 런던 지점의 로랑 크로스니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규모로 평탄해지고 있다"며 "시장에서 이런 움직임은 꽤 잔인할 정도"라고 말했다.

연준 일부 위원들은 2023년 두 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테이퍼링 논의도 시작됐다고 알렸다. 또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올려 잡으면서 이런 물가 상승 기대가 고조돼 소비자와 기업에 영향을 미칠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이 확실해질 때까지 인플레이션 과열을 허용하겠다는 기존과는 다른 변화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고용시장, 코로나19 위기에서 퇴직한 많은 인력, 노동력 규모 축소를 언급하는 데서 나왔다. 이는 경제가 예상보다 빨리 완전 고용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높은 실업률은 최근 몇 달 동안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뜨겁게 달아오르도록 허용한 연준의 명분이었다.

알제브리스의 알베르토 갈로 글로벌 신용 전략 대표는 "고용 문제가 핵심 변수"라며 "일부 고용시장 부족, 더 많은 퇴직은 임금 인플레이션을 이끌 수 있으며 이는 원자재보다 다른 물가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나 많은 신규 일자리가 생기고, 얼마나 많은 퇴직이 지속할지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임금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나쁘지는 않지만, 금융시장에는 더 많은 변동성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머스 맥 고랭 글로벌 금리 대표는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감내가 낮기 때문에 특히 채권시장은 더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시장은 이제부터 인플레이션 지표와 고용 성장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많은 투자자가 국채를 추종하는 펀드에 최근 몇 주 동안 자금을 넣고 있는 점도 장기물 국채 강세에 일조했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지난주 채권 유입액은 2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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