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은 그동안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줄곧 위기가 끝날 때까지 경기 부양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한목소리를 내왔으나,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는 등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30일(현지시간) 자산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가 오르면서 연준 위원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판단과 대응을 두고 점차 견해차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포함한 연준의 고위 당국자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경제 재개로 인한 최근과 같은 높은 물가 상승세는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반면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등 다른 당국자들은 물가 반등이 더 오래 지속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연준이 그에 따라 경제에 대한 지원을 더 빨리 줄여야 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올해 초만 해도 가능성이 작아 보였다. 하지만 중고차 가격과 항공료, 음식값 등이 오르면서 분위기는 반전됐고, 이는 급기야 연준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축소 논의를 끌어냈다.

연준은 그동안 완전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연준의 양대 목표에 "상당한 진전이 있을 때까지" 자산 매입을 축소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으나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서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개시한 셈이다.

결국 시장은 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영원히 지속되지 못하리라는 것을 자각하기 시작했고,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긴밀히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가장 좋은 상태로 있기 때문에 논쟁과 불일치가 있는 것이다"라며 "이렇게 복잡하고 역동적인 상황에서 논쟁과 불일치를 보지 못하고, 만장일치만이 있다면 이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플란 총재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다며 연준이 더 빨리 부양책을 거둬들이자는 입장을 피력해온 인물이다.

불러드 총재는 "새로운 위험은 인플레이션이 재개방이 계속됨에 따라 과거에 낮았던 수준을 만회하는 것 이상으로 추가로 깜짝 상승할 가능성이다"라고 경고했다.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한동안 2%를 웃돌더라도 이를 용인하겠다고 언급해왔지만, 시기나 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최근 한 연설에서 "병목현상이 해소되면 이러한 물가 압박은 완화될 것"이라며 "다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이나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물가 상승 압력이 더 오래 지속될 수는 있지만, 결국 완화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2일 의회 증언에서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의 상당 부분은 직접적으로 경제 재개에 영향을 받는 부문에서 나온다"라고 언급했다.

윌리엄스 총재도 자동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처럼 일회성 요인들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공급이 회복되면 가격은 반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러드 총재는 "지금은 변동성이 있는 환경이다. 그리고 우리는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갖고 있다"라며 "위원회가 선택지를 만드는 것은 정말로 유용할 것이며, 이는 앞으로 테이퍼링 논의의 일부가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카플란 총재는 공개적으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더 늦게 하기보다 더 빨리하기를 원하는 쪽이라고 언급해왔다. 물가 상승과 자산 가격 급등에 대한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해 카플란 총재나 불러드 총재는 주택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주택저당증권(MBS) 매입부터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의견이 갈린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MBS 매입은 주택시장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금융시장 전반을 영향을 미쳐왔다고 언급해 이를 먼저 축소하자는 방안을 덜 선호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캬플란 총재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에서 인플레이션이 오기도 전에 통화정책 지원이 너무 빨리 철회됐을 때의 교훈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번 반등은 특이한 사례라는 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현명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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