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보인 기자 =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투자에 익숙해지면서,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이더리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세계 2위 가상화폐인 이더리움(코인마켓캡 기준 시가총액 약 2천710억 달러)은 이더리움 블록체인 거래 및 처리 수수료를 결제하는 데 주로 이용된다.

최근 금융과 IT업계에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탈중앙화 금융(DeFi·Decentralized Finance),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Non Fungible Token) 등의 기술이 블록체인 기술과 연관되어 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가장 큰 차이는 기술 활용도에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알렉산더 블룸 투 프라임 디지털 에셋 관리 파트너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과 같다면 이더리움은 디지털 석유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많은 제품에 들어가며 더 많은 사용 사례가 발견될수록 가치가 상승하지만, 적어도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만을 추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그러면서 이더리움에 투자하기 전 유의해야 할 사항과 이더리움이 단지 또 다른 비트코인이 될 수 없는 이유를 제시했다.

◇이더리움의 명: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가상화폐"

아비찰 가그 일렉트로닉 캐피탈의 공동 설립자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이 그랬던 것처럼 디지털 고유 자산을 만들어 낼 뿐만 아니라 프로그래밍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생산적인 디지털 자산이 될 공산이 크다.

가그는 "세계가 기본적으로 이 돈을 쌓아두고, 누가 이 돈을 이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많은 규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기능은 매우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탁, 에스크로, 리츠, 파생상품, 유가증권이 모두 이것의 예라고 덧붙였다.

가그는 또, 이더리움 기술이 "인터넷이 언론에 한 것과 같은 영향을 금융 분야에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기술이 금융의 정의 자체를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더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회사와 프로토콜의 완전히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누구나 트위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접속할 수 있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NFT기술도 언급했다. 가그는 NFT의 혜택을 받는 예술가, 음악가, 크리에이터는 "현대 인터넷의 소기업"이라며, 20년 내 NFT 관련 산업이 전체 인터넷 산업의 25%를 차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의 암: "치명적 버그 발생할 수도"

기술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은 이더리움이 극복해야 할 숙제다.

가그는 "발전의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시스템은 안개 속에 갇혀 있다. 이러한 스마트 계약에는 여전히 많은 위험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더리움과 그 위에 구축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자 참여의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초창기에 빗댔다.

그는 "(이더리움은) 여러 면에서 개방된 금융"이라고 말하면서 "오픈 소스이기 때문에 새로운 프로젝트가 나올 때마다 초기에 버벅거리지만, 시간이 지나면 견고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기술이 초창기인 상태이기 때문에, "버그와 소프트웨어 문제 때문에 돈을 잃을 수 있다"고 짚었다.

블룸은 2년에 걸쳐 진행된 이더리움 블록체인 업그레이드를 언급하며 "모든 과정이 치명적인 버그, 중대한 혼선 또는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이더리움이 현재 3천 개 이상의 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약 539억3천만 달러 규모의 디파이를 운용하고는 있지만, 경쟁 기술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것 또한 문제다.

카다노, 솔라나, 폴카닷,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과 같은 경쟁 상대들이 이를 조금씩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기술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투자 리스크는?

CNBC는 이더리움의 기술적 위험 외에도 변동성, 규제 등의 요인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룸은 "2개월 전만 해도 이더리움 가격이 지금의 두 배였다. 10년 동안 이더리움에 투자한다면 괜찮겠지만, 단기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많은 것을 잃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규제 리스크도 있다. 지난 2019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더리움을 증권이 아니라고 선 그은 바 있다.

CNBC는 이더리움에서 운용되는 일부 자산이 규제 위기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체성의 위기도 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일정 부분 입지를 다졌지만, 이더리움은 그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가그는 "이더리움의 최종 가치가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이더리움의 정체성이) 매우 극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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