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내년 2월 임기가 종료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시장과 정치권의 지지를 받고 있어 연준 의장으로 재지명될 가능성이 크지만,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로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바이든 행정부 안팎으로부터 현재 차기 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을 교체하길 원한다면 다른 인물이 지명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때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브레이너드 이사가 거론된다.

백악관의 한 관리는 "대통령이 신중하고 사려 깊은 과정을 통해 고위 경제팀과 논의해 연준 의장을 적시에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인물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이 통화정책 운용에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하는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세실리아 라우스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 차기 연준 의장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이 후보자 물색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을 교체하길 바라고 있다. 고위 관료에 여성이나 혹은 소수자 등을 지명해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전 민주당 상원 보좌관을 지낸 그레이엄 스틸은 지난해 트위터에 "현 연준 지도부와 나의 정책적 이견은 제쳐두고라도, 보수성향의 백인 남성을 연준 의장으로 재지명하는 것은 크게 기회를 잃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스틸을 재무부 내 금융기관을 감독할 차관보로 지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이 이끄는 연준이 은행 규제 부문에서 너무 온건했으며, 중앙은행이 기후변화 위험을 해소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라고 있다.파월 의장은 그러나 미국 유권자나 정치권이 합의에 이르지 못한 사안에 대해 개입할 경우 중앙은행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금융규제 강화를 요구해온 로비 단체 베터 마켓츠의 데니스 켈러 최고경영자는 "만약 차기 연준 의장의 결정이 금융규제로만 이뤄진다면,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만, 파월은 재지명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기후변화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면 파월은 연준이 필요로하는 지도자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과 상원 은행위원회를 이끄는 민주당 소속 셰로드 브라운 의원은 파월 의장 임기 동안은 이뤄진 은행 규제 완화 조치에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이 파월 의장의 재지명을 승인할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하원 금융위 소속 패트릭 맥헨리 공화당 의원은 지난주 의회 청문회에서 파월 의장이 또 한 번의 임기를 가질 자격이 충분하다며 파월 의장을 추켜세웠다.

저널이 이달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4명 중 3명은 파월 의장이 재지명 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응답자의 86%는 파월 의장의 의회 재신임을 예상했다.

옐런을 포함한 몇몇 행정부 관료들은 팬데믹 기간 연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파월 의장의 정책적 접근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문제는 지금과 같은 까다로운 환경에서는 연준 의장을 교체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을 야기할 수 있으며, 연준의 정책적 대응에 대한 신뢰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점이다.

연준 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베르토 페를리는 "낙하산을 타고 온 누군가가 (연방 공개시장) 위원회를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내버려 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라며 "시장은 이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경제 고문인 제러드 번스타인과 함께 완전고용에 대한 책을 집필한 딘 베이커 경제정책센터(CEPR) 공동 창립자는 백악관은 후임자가 같은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왜 그러한 위험을 지려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파월 이외 대안으로는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가 유력하다.

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으면서도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성인 점도 고위직의 다양성 확대 관점에서 강점으로 부각된다.

민주당원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4년에 연준에 합류했으며, 통화 정책에서는 파월 의장을 강하게 지지해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움직임에는 지속해서 반대표를 행사해왔다.

파월 의장의 운명은 다른 연준 이사들의 지명과도 얽혀 있는 문제라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어 보인다.

현재 7명의 연준 이사 중에 1석이 공석인 데다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의 임기도 내년 2월 만료된다. 랜들 퀄스 연준 은행 감독 부문 부의장은 내년 10월 부의장 임기가 만료되지만, 연준 이사로서 연준에 남을 수도 있다.

즉 앞으로 연준 의장 지명 문제 이외에도 최소 2개에서 많게는 3개의 공석이 채워져야 한다는 점도 주목해야한다고 저널은 조언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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