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급여력(RBC)비율 개선이 시급한 MG손해보험이 자본확충 일정을 좀처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MG손보는 1분기 말 RBC비율이 108.79%까지 떨어지자 2분기 중 유상증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투자자 확보 등 세부사항을 확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3분기 초반인 7월까지 이 작업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3분기 들어서도 MG손보의 증자 계획은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MG손보는 결국 7월 증자에도 실패하면서 자본확충 시점을 8월 중으로 한 차례 더 연기했는데, 일각에서는 현재의 의사결정 속도를 고려하면 이달 중 관련 작업을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G손보의 업무집행조합원(GP)인 JC파트너스는 투자자 확보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9월 내에 유상증자를 완료하는 것을 내부 목표로 잡고 있다.

이는 8월까지 관련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봤던 기존 예상보다 일정이 추가로 한 달 더 밀린 셈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MG손보가 1천500억원 규모를 한꺼번에 증자하는 방식이 아닌 단계적 증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단계적 증자의 경우 투자자 확보가 비교적 용이한 만큼 '급한 불'을 끄는 데는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JC파트너스 측은 이에 대해 한 번에 증자에 나서는 것이 기본적인 계획이며, 필요할 경우 단계적 증자 등의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MG손보의 경우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RBC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하회하고 있어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험사의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RBC비율은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에서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MG손보의 RBC비율이 2분기 중 추가로 악화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보험영업 환경 악화에 더해 대체투자 부실 등 자산운용 여건까지 둔화하면서 지난해 초 177% 수준이었던 MG손보의 RBC비율은 최근 100% 초반대로 '급전직하'했다.

만약 2분기 중 MG손보의 RBC비율이 추가로 악화해 100%를 하회했을 경우에는 RBC비율 잠정·확정치가 나오는 8월 말까지 증자 작업을 완료하는 편이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하는 데 유리하다.

하지만 RBC비율이 100%를 하회한 상태에서 확정치가 나온 이후인 9월께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에는 상황이 더 복잡해진다.

확정치 발표 이후에도 자본확충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을 경우 적기시정조치 등 금융당국의 제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업계에서는 증자와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왔더라도 RBC비율 확정치가 나온 이후 자본확충 작업을 진행할 경우 금융당국과의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8월 내에 끝내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최대한 빨리 계획을 수립해야 금융당국의 제재를 피하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천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마무리할 경우 MG손보의 RBC비율은 70%포인트(p)가량 개선돼 170% 이상으로 뛸 전망이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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