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외국인이 사흘 연속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투매하는 가운데 수출업체들의 관망세도 더 길어지는 모습이다.

13일 서울 외환시장 세일즈 딜러들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170원에 육박하며 급등세를 이어가는 상황에도 이날 기업들의 가격 문의나 실제 달러 매도 물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업체들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내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딜러들은 평가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중 1조7천억 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사흘 연속 투매를 이어갔다.

지난 이틀 동안 3조5천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팔아치우며 역대급 순매도세를 이어간 가운데 이날도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황 우려에 국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외국인 순매도가 거센 분위기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 규모나 종목 등을 살펴볼 때 쉽사리 분위기가 바뀔 것 같지 않다"며 "1,170원을 앞두고 당국 스무딩 추정 물량에 상단이 막히는 모습인데 네고물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기업 외환 담당자들은 수출업체 등 기업들이 환율 상승에 좀 더 무게를 두고 대기 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이 장중 1,169원으로 고점을 높이며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기업들의 가격 문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B 은행의 세일즈 딜러는 "아직은 생각보다 기업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없는 것 같다"며 "1,170원까지 오르면 나오려는지 태핑도 한 군데 정도에서만 있었고, 큰 물량도 없다"고 말했다.

C 은행의 세일즈 딜러도 "환율 상승 전망이 우세해서인지 기업 문의만 있고 실물량은 많지 않다"며 "기업들은 환율이 1,180원대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네고물량뿐만 아니라 결제 문의도 이날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D 은행의 세일지 딜러는 "환율 상승 전망에 매도물량이 급하게 들어오는 상황은 아니다"며 "평소 환율이 조금 오르면 나오는 수준의 거래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제물량도 거의 안 들어왔다"며 "오히려 1,150원대에서는 급한 결제 문의가 많았는데 지금은 잦아든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E 은행의 세일즈 딜러는 "전일 오후 달러-원이 추가로 오르자 오히려 급한 결제기업이 달러는 사는 상황이었다"며 "수출기업은 이날 장 초반 매도물량이 일부 있었으나 이후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증시 이탈이 잠잠해지면 기업이 다시 적극적으로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환율이 1,180원 선까지 오를 것 같지는 않은데 최근 환율 급등이 외국인 주식 이탈에 따른 것인 만큼 1,180원 대로 가려면 다음 주도 이와 같은 매도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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