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월가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낮았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대해 온도차를 보였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전월보다 냉각되면서 상승세가 정점을 찍었다고 봤으며,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아 뜨거운 수준이라고 봤다.

전문가들은 공급망 문제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일정이 가속화되지 않더라도 연내 진행될 것이라고 봤다.

14일(현지시간) CNBC와 마켓워치 등 외신들에 따르면 네이비페더럴크레딧유니언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는 "뜨거운 인플레이션 지속은 8월에 상당히 냉각됐다"며 "특히 몇달 동안 CPI를 높였던 중고차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고 짚었다.

8월 지표에서 식료품점과 레스토랑 외식비 등은 상승했지만 항공요금, 자동차보험, 중고차 가격 등은 하락했다. 특히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고차 가격이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1년 전보다는 여전히 31.9% 상승했지만 최고 수준에 비해 낮아졌다.

인플레이션 고공행진이 코로나19에 따른 일시적인 영향이라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관측에도 무게가 실렸다.

코메르츠방크의 베른트 바이덴슈타이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8월 인플레이션율이 완화되면서 최근 물가 급등의 상당 부분이 코로나19 위기와 일시적인 병목현상 때문이라는 연준의 견해를 지지한다"며 "연준 입장에서는 최근 물가 지표가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가속화를 요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안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물가 모멘텀이 크게 둔화됐지만 내년까지 정상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인플레이션율이 2022년 중반까지 3%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연준이 올해 말 이전에 채권매입을 줄이고, 2023년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니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가이 레바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초여름에 인플레이션을 더 높게 만든 요인이 풀리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우린 이런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2022년까지 점차 감소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주택비용은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아마도 2% 중반 수준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역사적으로는 높은 수준이지만 무서울 정도로 높지는 않다"고 봤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연준의 승리"라고 덧붙였다.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셰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지표는 시장과 연준의 흥분된 인플레이션 전망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봤다.

월별 CPI 수치가 낮아졌지만 연간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고차 가격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공급 부족이 지속되고 있으며, 신차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CBIC이코노믹스의 앤드류 그랜섬 이코노미스트는 "월별 물가 상승률은 냉각될 수 있지만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지금으로선 여전히 아주 뜨겁다"고 진단했다.

아메미야 아이치 노무라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팬데믹 압력의 정점은 지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상당한 압력이 남아있다"며 "한 좋은 예로 늦은 봄과 여름에 걸쳐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위축되면서 신차와 중고차 가격이 급등해 CPI를 상승시켰는데 칩 부족과 아시아지역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공장과 항구가 폐쇄되면서 여전히 신차 공급은 제한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중고차 가격의 상승세가 이제 완화되고 있지만 신차 가격은 여전히 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급망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CIBC 프라이빗 웰스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주식에 대한 우려가 될 수 있고, 채권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호텔, 항공과 같은 일시적인 코로나19 관련 인플레이션 소스가 완화되기 시작했는지, 공급 부족 때문인지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문제가 3개월 전에 본 것보다 더 심각해 보이며, 인플레이션이 계속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P파리바의 앤드류 슈나이더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공급망 체인이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더 취약하며, 빨리 턴어라운드 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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