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은 하락했다.

전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11월 테이퍼링 발표 가능성과 내년 첫 금리인상 예측이 나왔음에도 혼조세를 보였던 국채수익률은 다시 긴축적인 정책 방향이 의식되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각)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거래일 4시 기준보다 9.61bp 상승한 1.407%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4시보다 2.08bp 상승한 0.263%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4시보다 10.00bp 급등한 1.922%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거래일 106.9bp에서 114.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전일 FOMC 결과 발표 이후 1.30%대까지 하락했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이날 1.40%대로 고점을 높였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40%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7월14일 이후 2개월 만이다.

3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1.80%대까지 내렸다 장중 1.93%대까지 급등했다.

단기물인 2년물 국채수익률도 0.23%대에서 0.25%대로 높아졌다.

전일 9월 FOMC 직후에는 테이퍼링 가능성과 내년 금리인상 예측이 나왔음에도 채권시장에서 완화적인 기조로 풀이됐다.

채권시장은 11월에 발표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발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불확실성에 무게를 실었다.

내년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위원수가 9명으로 늘었지만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이날 미국 국채수익률은 다시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계속 대응할 가능성이 커 결국 긴축 기조를 향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다시 우세해졌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은 전일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절차가 아마도 11월부터 시작될 것이며, 내년 중반에 종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면 미 연준 뿐 아니라 주요국의 정책 방향도 결국 '긴축'을 향할 것으로 봤다.

오전에 나온 영란은행(BOE) 통화정책 결과도 이런 관측에 한 몫했다.

BOE는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자산매입도 8천750억 파운드(1조2천억달러)로 유지하기로 했지만 경제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금리 동결은 만장일치였지만 자산매입 유지 결정은 7대 2로 결정돼 자산매입을 축소하자는 소수 의견이 제시됐다.

BOE는 3분기 영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전망해, 지난 8월 전망치인 2.9%보다 하향 수정했다. 올해 4분기 CPI 전망치는 4%를 약간 웃돌 것으로 봤다.

노르웨이중앙은행도 선진국 중 첫 금리인상에 나섰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0%(제로)에서 0.25%로 25bp 인상했다. 이날 결정은 만장일치였다.

외위스테인 올센 노르웨이 중앙은행 총재는 성명에서 "경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정책 금리의 점진적인 정상화를 시작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올해 12월에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터키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19%에서 18%로 깜짝 인하했다.

터키중앙은행은 "긴축적인 통화정책 기조는 상업 대출을 예상보다 더 위축시키는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수요 요인과 근원 인플레이션, 공급 충격 등을 분석, 평가한 결과 통화정책 기조를 수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미 재무부의 10년물 물가연동채권(TIPS) 입찰은 수요가 강했다.

10년물 TIPS 발행금리는 -0.939%로 6회 입찰의 평균 수익률인 -0.870%에 비해 낮았다.

응찰률은 2.55%로 직전의 2.58%에 비해 다소 줄었으나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해외투자자들의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71.5%, 직접 낙찰률은 15.8%였다.

경제지표는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와 8월 시카고연방준비은행(연은) 전미활동지수, 9월 마킷 합성 PMI(예비치)와 8월 경기선행지수, 9월 캔자스시티연은 제조업활동지수 등이 발표됐다.

지난 18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계절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1만6천명 증가한 35만1천명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32만명을 웃돌았다.

시카고 연은이 발표한 8월 전미활동지수는 0.29로 집계됐다. 전월 수치는 0.53에서 0.75로 상향 조정됐다.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는 0.65였다.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계절 조정치)는 60.5로 전월 확정치인 61.1에서 하락했다.

이는 WSJ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인 61.7을 밑돌았으며, 5개월래 최저치다.

콘퍼런스보드는 8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전월보다 0.9% 상승한 117.1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수 상승 폭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7%를 웃돌았다

캔자스시티 연은은 9월 관할지역의 제조업 합성지수가 22로, 전월 29보다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30이었다.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선호를 부추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의 디폴트 위기는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전일 중국 당국이 지방정부에 중국 헝다그룹의 몰락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데다 헝다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의 국유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헝다는 전일 밤 11시(현지시간)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 회장 주재로 4천여명의 간부가 참석한 온·오프라인회의를 열고 사업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통화정책에서 매파적인 견해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짐 보겔 FHN파이낸셜 금리 전략가는 "일반적인 투자자들이 이해하는 중요한 사실은 다음 움직임이 긴축이라는 것"이라고 짚었다.

야누스 핸더슨의 올리버 블랙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BOE가 국채 매입 목표인 8천750억파운드를 유지하는데 7대2로 투표가 갈렸다는 것은 통화정책에 대해 점점 더 매파적인 입장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시장이 2022년 상반기 금리인상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이는 중요한 신호"라고 짚었다.

그는 "BOE 발표 이후 길트 수익률은 상승했으며, 단기 수익률이 더 올라 일드 커브가 평평해졌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프로세스가 2022년 중반까지 종료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를 위해 12월 이전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거나, 더 많은 자산매입 축소가 필요할 것"이라며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가 극도로 놀랍지 않다면, 8개월간의 테이퍼링과 월별 150억달러 축소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5시 1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