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엔비디아 같은 인기 종목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정부채 수익률이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다.

소프트웨어 공룡인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회사 알파벳,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는 이번 주 들어 5% 정도 하락했다.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까지 포함한 7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8일에 3천150억 달러가량 사라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하락이다.

투자자들은 9월 22일에 끝난 일주일 동안 기술주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에서 12억 달러를 빼내기도 했다. 이 정도 유출은 3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미국에서 장기채 수익률이 수개월래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기술주를 압박하고 있다. 10년 만기 정부채 수익률은 1.5%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이자율이 낮을수록 기술주를 선호한다.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입장에서 미래 현금흐름에 적용하는 할인율이 낮은 게 유리하다.

씨티 U.S. 컨슈머 자산운용에서 투자전략을 담당하는 션 스나이더는 기술주와 관련해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상태고, 수익률이 이렇게 빨리 뛰면 리스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11월부터 채권 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줄이고, 내년에 정책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중국헝다그룹 파산설이 불거진 점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줬다. 미국 정부가 10월부터 셧다운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했다.

탄탄한 실적이 주가를 지지할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지만, 갑작스러운 수익률 변동으로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씨티 U.S. 컨슈머 자산운용의 스나이더는 "상황이 어떻게 바뀌는지와 관련해 경계감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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