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달러스마일'이 월가의 새로운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달러스마일은 글로벌 경기 침체가 나타나거나,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때 안전자산수요와 상대적인 성장률 격차에 달러 자산 투자가 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WSJ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구성하는 기업들이 매출의 40%를 미국 외 지역에서 벌어들인다며 달러 강세가 주식이나 기타 위험투자의 이익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흐름이 일어나지만,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의 가치는 달러화로 환산하면 줄어든다.

한편,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 신흥시장의 기업과 국가의 달러 표시 부채가 커지고, 그만큼 상환도 어려워진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 빨리 팬데믹 시기의 경기 부양책을 철회할 것이라는 기대도 달러 강세를 이끄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여러 국가들이 공급망 혼란과 에너지 가격 급등, 중국이나 영국의 산업 활동 제약 등도 글로벌 경기 성장전망에 부담 요인이다.

이는 안전자산선호와 함께 미국 성장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낫다는 판단에서 달러표시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강해지는 '달러스마일'을 자극하는 조건인 셈이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상황에서 달러 수요는 점차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긴축 정책 역시 미국 채권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연준은 오는 11월에 테이퍼링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비쳤고, 내년 금리인상 기대도 일고 있다.

런던의 애버딘스탠다드인베스트먼트의 제임스 애티 수석 투자매니저는 WSJ에 "강한 달러는 건물을 부수는 레킹볼(Wrecking ball)이 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타이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애티 수석투자 매니저는 "수익률이 마이너스 0.3%인 독일 국채를 살 것인가, 수익률이 1.5%인 세계 기축통화로 표시된 미국채를 살 것인가"라며 "당연하다"며 미국 10년물 국채를 더 산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부양책을 점차 축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테이퍼링을 앞둔 연준과는 다소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WSJ는 달러가 계속 강세를 보이면 결국 다시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달러로 가격이 산정되는 석유, 구리 등 글로벌 상품 가격이 달러 강세로 계속 비싸지면 수요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이 경우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인플레이션 압력을 조정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현재 달러 투자는 위험투자를 줄이는 차원에서 각광받고 있다.

인베스코의 조지나 테일러 멀티에셋 펀드 매니저는 WSJ에 방어적인 투자 차원에서 지난 몇 주 동안 달러 익스포저를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테일러 매니저는 최근 유로-달러를 매도하고, 위험 수준을 낮추기 위해 일부 주식을 팔았다면서, 미국 국채와 관련해서는 "특히 전세계의 다른 채권시장에 비해 약간 익스포저가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인덱스(화면번호 6400)에 따르면 주요 10개 통화에 대한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3대로, 지난 6월 89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높아졌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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