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의 장단기 금리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를 것이란 관측과 장기 성장 전망에 대한 우려가 뒤섞이며 수익률 곡선(커브)이 크게 평탄화됐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수석 전략가는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과 인플레이션의 장기 전망이 무엇인지 찾고 있는데, 이 두 가지가 시장을 다소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 격차는 지난주 한때 104bp까지 떨어지며 지난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 긴축을 시사한 뒤 글로벌 단기 금리는 최근 몇 주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최근 회의에서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영란은행(BOE)은 조만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져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매파적인 곳이 됐다.

연준은 이달 자산매입 감축(테이퍼링)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커졌다. 많은 투자자가 치솟는 에너지 가격과 임대료 상승, 고용 시장의 긴축 등을 고려해 인플레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도 커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내년 7월과 9월의 금리 인상 확률은 각각 77%와 89%로, 한 달 전인 15%와 27%보다 모두 급등했다.

TD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공급망 차질과 추운 겨울의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단기적인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며 "시장의 내년도 금리 인상 베팅은 더욱더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 기관은 다만, 금리 인상은 오는 2023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존스 수석 전략가는 "미국 10년물 금리가 내년 초순까지 2%까지 오르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며 "금리 상승에 맞춰 장기 미국 국채를 추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장기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고, 채권 커브는 잠재적으로 가팔라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수급 요인이 최근 채권 커브를 평탄화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RBC 캐피탈마켓츠는 "많은 투자자가 여전히 상당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최근 장기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나 연기금 같은 장기 투자자들이 들어왔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장기 투자기관이 지난 여름 시장에서 물러난 뒤에 최근 다시 장기채 매입을 시작했을 수 있다는 게 이 기관의 설명이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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