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다. 달러 인덱스가 1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데 이어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유로화는 52주 신저가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6일 오전 9시21분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4.57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170엔보다 0.400엔(0.35%)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32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3602달러보다 0.00312달러(0.27%)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76엔을 기록, 전장 129.69엔보다 0.07엔(0.0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5.565보다 0.25% 상승한 95.801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시장이 주목했던 미국의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웃돌았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7% 증가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1.5%도 웃돌았다.

미국의 10월 수입 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10월 미국 수입물가지수는 전월대비 1.2% 상승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0% 상승을 상회했다.

예상치를 웃돈 소매판매도 등에도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날 종가 대비 0.6bp 오르는 데 그친 1.62%에 호가되는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소매판매 호조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선반영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도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일본 국채와 미국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다. 미국채 10년물과 일본국채 10년물 스프레드는 최근들어 156bp 수준까지 확대됐다. 스프레드 확대는 일본 엔화 약세 요인이다. 미국채 투자를 위한 엔캐리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유로화도 52주 신저가를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유로존 경기가 다시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면서다.

오스트리아는 전날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봉쇄령을 내렸고, 독일 의회는 오는 18일 급증하는 사례에 대처하기 위해 보다 엄격한 조치에 대한 투표를 할 예정이다. 프랑스, 네덜란드 및 동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도 감염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두 중앙은행이 차별화된 정책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유로화 약세를 부추겼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당초 전망보다 빨리 철회할 것으로 점쳐진 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은 비둘기파적인 행보를 거듭할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전날 유럽 의회 경제 문제 위원회에서 공급망 병목 현상과 치솟는 에너지 비용이 유로존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 상승세도 생각했던 것보다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은 내년에 완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에 따라 현재 정책 대응은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로화는 라가르드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행보 등의 영향으로 한때 1.13290달러를 기록하는 등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에 앞서 달러화는 지난주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특히 달러 인덱스는 주간단위로 0.95%나 올라 가파른 달러 강세를 반영했다.

달러화는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고삐가 풀린 것으로 진단됐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CPI는 전년동기대비 6.2%, 근원 CPI는 전년대비 4.6% 올랐다. 월가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고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유니크레디트의 전략가들은 "이날 미국에서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을 포함해 컨센서스보다 낮은 경제지표가 발표되더라도 유로-달러 매도 랠리가 여전히 선호되는 시나리오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또 유럽에서 증가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유로를 포함한 유럽 통화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MUFG의 외환 분석가인 리 하드먼은 "상황이 악화돼 앞으로 몇 달 동안 더 많은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유럽 통화에 대한 투자심리를 훼손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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