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정선영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유가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석유소비국들의 전략적 비축유(Strategic Petroleum Reserve;SPR) 방출 소식에도 상승했다.

23일(미 동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대비 1.75달러(2.3%) 오른 배럴당 78.5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미국 백악관은 전략적 비축유 5천만 배럴을 방출한다고 밝혔고, 한국과 인도 역시 비축유 공급 방침을 밝혔다.

중국, 일본, 영국 역시 동참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SPR 공급 규모는 인도가 약 500만 배럴, 일본은 약 400만 배럴, 중국, 한국, 영국이 참여하면 6천500만~7천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RBC 글로벌마켓츠는 예상했다.

나날이 치솟던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주요국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면서 최근의 유가 급등세는 다소 가라앉았다.

하지만 이날 유가는 오히려 반등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SPR 공급 이슈를 이미 시장에 반영한 데다 향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가 증산 규모를 재고하겠다고 밝힐 경우 SPR로 석유 공급 부족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SPR 공급 규모는 역대급이지만 중국이 포함되지 않은 몇몇 국가에 그쳤고, SPR에서 방출한 비축유를 향후 반환해야 하는 미국 스와프 프로그램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왔다.

OPEC+가 증가한 생산 규모를 유지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석유 수출국들은 오는 12월초에 회의를 열고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바이든 행정부의 SPR 공급 발표 규모가 역대 최대라고 분석했다.

다만, 발표 내용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지는 않았고, OPEC+의 반응도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도 "백악관이 역사상 가장 많은 SPR 방출 규모를 발표했다"며 "2011년 아랍이 봄 때의 SPR 방출과 유사한 점이 주목되며, 이번에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협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행정부가 유가를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유지하려고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분석했다.

US 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코로나19 증가와 유럽의 새로운 제재에도 수요가 크게 억제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SPR 공급으로 가격이 지난주 저점 아래로 내려가면 OPEC+가 조치를 고려할 가능성이 있지만 오늘 가격 수준은 그들이 기다릴 수도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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