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대부분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내년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이 본격화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시기와 속도에 따라 세부 전망에는 차이가 있었다.

23일 연합인포맥스 리서치리포트(화면번호 8020) 및 기관을 통해 입수한 국내 은행 및 증권사, 해외 주요 투자은행(IB), 경제연구기관 등의 내년 전망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기관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화 강세와 이에 따른 원화 약세를 예상했다.

기관들은 공통으로 통화정책 및 성장 모멘텀의 차이가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주요국 통화정책 긴축 속도 차별화와 인플레이션, 공급 병목 현상 및 중국 경기둔화 등을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들 보고서의 상당수는 오미크론 확산 이전에,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FOMC) 내년 3회 금리 인상을 반영하기 이전에 나온 보고서인 만큼 이를 감안해 전망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 은행·증권사 "상저하고 속 연준 긴축 스케줄 주목"

국내 주요 은행 및 증권사들은 내년 달러-원 환율이 1,130~1,230원 범위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상반기 환율이 안정적 흐름을 보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에 따라 다시 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예상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환율이 연준의 출구전략 속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임 관련 변수에 좌우될 수 있다"며 "상반기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선반영된 테이퍼링 안도감 등에 안정적이겠지만, 하반기에는 연준의 금리 인상 경계가 부상하며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수출 경기 회복에도 원화 초강세를 기대하기엔 무역흑자가 제한적이고 결제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연준발 불확실성 확대 과정에서 위험통화인 원화가 신흥국 증시와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은 원화 약세 재료"라고 전했다.

투자 모멘텀이 성장률과 환율을 결정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 모멘텀이 결국 성장률 차이와 환율을 결정할 것"이라며 "향후 달러 강세폭은 선진국의 긴축 강도 차이에 의해 결정되겠지만, 2014년과 달리 미국 독주의 금리 상승세는 제약되며 달러화 강세폭도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고하저의 흐름을 전망한 곳도 있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인플레 대응 압력에 연준이 긴축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나타날 것"이라며 "환율은 1분기 중 1,2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지만, 이미 수출 및 성장 둔화를 상당 부분 반영한 레벨이라 향후 수출과 한미 성장률 격차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 IB, 달러 강세 바라보는 엇갈린 전망

주요 투자은행들의 환율 전망은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전망하는 쪽과 달러화가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쪽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HSBC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JP모건, 씨티 등은 내년에도 달러화가 여전히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기관은 미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내년 긴축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주요국 간 통화정책 차별화가 환율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병목, 무역충돌 및 중국 경기 둔화 등도 달러 강세 재료로 꼽았다.

씨티는 "통화정책 차별화가 달러를 더 강하게 할 것"이라며 "공급제약과 타이트한 노동시장, 경기부양책 등과 관련된 물가 상승이 거시적 추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미 시장이 내년 연준의 3회 인상을 반영한 만큼 달러 강세가 제한적일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 가치가 그동안 많이 상승하면서 구조적인 취약성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연준의 조기 긴축이 지속적인 달러 약세 전망을 줄일 수 있다"이라고 전했다.

원화에 대한 강세 전망을 한 기관도 있었다.

HSBC는 달러 강세를 전망하면서도 달러-원 환율은 달러 강세에도 점진적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말 달러-원 수준은 기존 1,140원에서 1,16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러면서도 내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외국인의 자본유출도 내년에 끝나거나 유입으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원 환율이 하락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했다.

JP모건은 원화 약세를 전망했다. JP모건은 "올해 원화 강세가 실현되지 않은데다 외국인 주식 자금 유출까지 겹치며 원화가 약세를 보였다"며 "내년에도 연준과 중국 리스크 등에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및 금융연구기관은 '상고하저' 흐름…올해보다 낮은 평균환율 예상

국내 경제 및 금융연구기관도 내년도 전망을 통해 환율을 추정했다.

이들 기관도 내년 연준의 통화 긴축과 미·중 갈등 심화, 코로나19 상황 악화 및 공급망 병목 등을 주요 재료로 꼽았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내년 달러-원 환율은 달러화 강세로 인해 상반기까지 높은 수준에 머물겠지만, 지속적인 수출증가와 국내 성장세 개선 영향으로 하반기부터 하향 안정화되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중 달러-원 환율은 달러 인덱스가 97을 넘어설 경우 1,200원대로 상승 가능하다고 봤다. 내년 말 달러-원 환율은 1,160원으로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달러-원 평균 환율은 올해(1,145원)보다 소폭 낮은 1,135원 수준을 예상했다.

미국과 글로벌 간 성장 격차 축소와 한은의 단계적 금리 인상, 수출 호조 지속 등이 환율 하락을 이끈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확대, 미중 갈등 격화는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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