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은행권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 발행 규모가 지난해 11조원을 넘어섰다.

5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ESG 채권 발행(원화 기준)은 11조2천350억원에 달했다.

ESG 채권에 대한 관심이 막 시작했던 지난 2020년에 은행권의 ESG 채권 발행물량이 4조2천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7배 늘었다.

ESG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사용 용도도 더 명확해졌다.

ESG 채권은 사회적 용도로 사용하는 사회적채권, 친환경 용도로 사용하는 친환경채권, 두 목적으로 모두 사용하는 지속가능채권 등으로 구분된다.

은행권은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목적이 자금 사용처를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워하며 지속가능채권 위주로 발행했다. 은행권에서 발행한 ESG 채권 가운데 지속가능채권의 비중은 52%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지속가능채권 비중이 22%로 줄었다. 대신 사회적채권 비중이 43%에서 67%로 늘었고, 녹색채권 비중도 5%에서 11%로 커졌다.

은행권에서 지난해 ESG 채권 발행이 급증했던 데에는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유인이 있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금융지주들은 지난해부터 ESG를 경영 화두로 꼽으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 영향으로 은행권은 일반은행채보다 ESG 채권 위주로 자금을 조달했다.

여기에 ESG 채권에 대한 수요도 좋았다. 국민연금뿐 아니라 운용사 등에서 ESG 투자를 확대하려는 추세였다. 수요에 힘입어 은행 ESG 채권에도 금리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금융지주에서부터 ESG 경영을 강조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쉽게 수치로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ESG 채권 발행"이라며 "지난해부터 ESG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너도나도 투자를 시작하는 등 발행자와 투자자 모두 ESG 채권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올해에도 은행권의 ESG 채권 발행은 계속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SG 채권에 대한 수요가 탄탄한 데다 수급 부담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초 건강보험관리공단, 우정사업본부, 정부 유관기관의 ESG 채권형 위탁펀드 설정이 시작되면서 ESG 채권시장은 올해 본격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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