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가 급등한 인플레이션에도 약세를 이어갔다.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행보를 추가로 강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장세에 영향을 미쳤다. 위험선호 심리 회복 등으로 유로화는 1.14달러 선 안착을 시도하는 등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14.28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4.528엔보다 0.248엔(0.22%)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471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4499달러보다 0.00211달러(0.1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1.09엔을 기록, 전장 131.13엔보다 0.04엔(0.03%)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4.912보다 0.21% 하락한 94.708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94.690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10일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달러화는 약세 폭을 확대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이 쏠림이 심한 달러화 매수 포지션을 청산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 CPI가 급등했지만, 시장이 전망한 수준을 벗어나지는 않은 것도 달러화 약세에 한몫했다.

12월 CPI(계절 조정치)는 전월보다 0.5%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7.0% 올랐다. 12월 전년 대비 물가상승률(7.0%)은 1982년 6월 이후 최고치이다. 6%를 넘는 물가 상승세도 3개월 연속 지속됐다. 지난 11월에는 CPI가 전월 대비 0.8% 오르고, 전년 대비 6.8% 올랐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전월 대비 0.4% 상승, 전년 대비 7.0% 상승으로 이번 물가는 전월 대비 상승률은 예상치를 웃돌았고, 전년 대비 상승률은 예상치와 같았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12월 근원 CPI는 전월보다 0.6% 상승하고, 전년 대비로는 5.5% 올랐다. 이는 시장이 예상한 0.5% 상승과 5.4% 상승을 모두 0.1%포인트 웃도는 수준이다. 12월 근원 CPI 전년 대비 상승률(5.5%)은 1991년 2월 이후 최고치다.

대표적인 캐리 통화인 일본 엔화의 약세도 제한됐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제한되면서다. 미국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전날 종가대비 0.2bp 하락한 1.743%에 호가됐다. 달러-엔 환율은 미국채 10년물이 연 1.80%를 찍는 등 급등한 연초에 116.346엔을 찍으면 5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 상승은 엔화의 약세를 의미한다.

영국 파운드화의 약진도 돋보였다. 영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지면서다. 여기에다 영란은행(BOE)이 이르면 다음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파운드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 파운드화는 지난해 12월 8일 1.31670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4% 가량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이밖에 이미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개시한 뉴질랜드 달러화 등도 달러화에 대한 강세를 이어갔다. 뉴질랜드 달러화와 함께 원자재 통화로 분류되는 호주 달러화, 캐나다 달러화 등도 동반 강세를 보였다.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됐다. 오미크론 변이가 감염력은 높지만 치사율은 낮은 것으로 추정되면서다.

MUFG의 분석가인 데릭 할페니는 "달러 매도 규모는 분명히 포지셔닝을 부분적으로 나타내는 것임이 틀림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연준의 긴축 정책이 내년도 가격에는 너무 많이 반영돼 있다"면서 " 장기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는 상대적으로 낮아 달러화를 견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9개월) 기간 동안 QE(양적 완화) 종료, 4차례 금리 인상, QT(양적 긴축) 이 모두 시행되기에는 너무 공격적이어서 추가 금리 인상 범위를 제한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이는 연준의 기준금리가 2% 미만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CBA의 전략가인 조 카푸르소는 "연준이 긴축 사이클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유로 달러화가 상승할 필요는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의 금리 인상은 곧 달러 인상이라는 단순한 방정식이 아니다"면서 "달러는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하락하는 경기 대응 통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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