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지정학적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빡빡한 원유 공급으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가 상승으로 미국 및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역외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추가 생산에 나서면 유가 장기 급등이 막힐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경제 방송 CNBC가 22일(미국시각) 진단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연초 이후 15% 올랐고, 지난주 7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5달러를 상회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8달러를 돌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가능성이 시장의 와일드 카드로 떠올랐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진격하면 제재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다만 에너지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으면 유가 장기 급등세는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프란시스코 블랜치 헤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만약 발생한다고 해도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공격했을 때와는 다를 것이라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진입해 동부 지역을 차지하려고 하면 반군에 직면해 매우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랜치 헤드는 우크라이나에서 별다른 일이 발생하지 않아도 유가가 한때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잦아들면서 공급이 빡빡해지고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OPEC 산유국들의 신규 공급이 수요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원유나 연료 사용을 줄일 수도 있다.

블랜치 헤드는 올해 남은 기간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면서, 브렌트유 평균 가격이 하반기에 배럴당 80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OPEC+ 국가들이 원유 공급을 늘리면서 유가 추가 급등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CNBC가 분석했다.

IHS마킷의 대니얼 예르긴 부사장은 "모든 상황이 같다면 올해 산유량 증가가 수요 증가분과 맞아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증가분이 나올 것"이라면서 "브라질, 캐나다 및 가이아나도 그럴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증산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유가는 훨씬 높게 오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유 수요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주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사우디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OPEC+가 작년 12월발표한 증산분의 60%만 공급했다고 분석했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는 장기간 투자가 줄어들면서 공급을 원하는 만큼 늘리지 못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거의 최대치에 근접해 생산하고 있다.

미국 원유업계는 느린 속도로 증산하는 상황에서 올해 하루 80만 배럴 이상의 산유량 증가가 예상된다.

IHS 마킷은 미국 산유량이 지난해 말 하루 1천170만 배럴이던 것이 내년 초 1천27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며, 캐나다는 같은 기간 산유량이 하루 10만 배럴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질은 30만 배럴, 가이아나는 20만 배럴 추가를 전망했다.

추가 생산 외에 중국 수요 둔화가 원유가격 급등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는 "중국이 수요의 핵심 변수"라면서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 100달러 돌파 전망에 회의적이라면서, 중국 수요 우려와 항공기 예약 부진, 항공업계 연료 사용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200만 배럴가량 줄어든 점 등을 이유로 거론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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