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정부가 치솟은 배달비를 잡기 위해 배달비 공시제를 추진 중이지만, 업계에서는 배달비를 낮추는 데 큰 실효성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달비가 오른 것은 배달 종사자인 라이더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공시제만으로는 배달비를 낮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배달비 공시제의 첫 공시가 이뤄진다.

최근 배달비가 1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크게 오르며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커지자 정부는 매달 배달비를 공시해 플랫폼들의 가격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배달비 공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 플랫폼별 수수료와 거리·배달방식별 수수료에 대한 정보를 한 사이트에서 모두 비교가 가능하도록 공시하는 것이 골자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매달 한 번 배달 수수료 현황을 조사해 해당 내용을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하지만, 배달 플랫폼들은 배달비 공시제를 실시해도 배달비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배달비가 오른 것은 소비자들이 단건 배달을 선호하면서 배달을 해주는 라이더들의 수가 부족한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배달비가 거리나 날씨, 지역 등에 따라서도 달라지고, 배달비 요금제가 다양하다 보니 일률적으로 배달비를 정확히 공시하기도 어렵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이 가운데 쿠팡이츠와 배달의 민족이 그간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손해를 감내하며 진행하던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요금제 개편에 나서면서 배달비가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배민은 다음 달 22일부터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에 대한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요금제를 기본형·절약형·통합형으로 변경한다.

그간 중개수수료 1천원, 배달비 0~5천원으로 고정됐던 요금을 업주 판단에 따라 다르게 적용할 수 있게 바꾼 것으로, 수도권에 우선 적용된다.

배민은 점포별 사정에 따라 요금제를 선택하면 오히려 자영업자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수수료 현실화 조치로 보고 있다.

앞서 쿠팡이츠도 입점 업주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주문 중개 수수료를 인하해 요금제를 수수료 일반형·수수료 절약형·배달비 절약형·배달비 포함형으로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배민과 쿠팡이츠가 수수료 체계를 개편한 것이 그간 프로모션으로 적자 폭이 커지면서 수수료 현실화에 나선 조치라며 배달비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요기요는 현행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은 수요와 공급 논리로 배달비가 정해지는 것인데 공시한다고 해서 배달비를 낮추기는 어렵다"며 "정부의 지침이니 잘 따르겠지만, 실질적으로 배달비 인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jy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0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