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자 부유층이 보석과 시계 등 사치품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미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유럽연구소장인 아담 투즈의 발언을 인용, 러시아의 부유층인 '올리가르히(Oligarchs)'가 루블화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에 급하게 사치품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러시아 화폐인 루블화 가격은 달러당 70루블에서 120루블까지 오르며 30% 가까이 가치가 폭락했다.

아담 투즈는 "러시아 루블화가 사상 최저치에 이르자 부유층들은 재판매(리셀) 가치가 높은 사치품을 중심으로 '패닉 바잉(가격 상승이나 공급 부족 등에 대한 불안으로 가격에 관계없이 물품을 사재기하는 현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방 국가들의 러시아 제재로 애플(NAS:AAPL)이나 나이키(NYS:NKE)와 같은 거대 소비재 기업은 러시아에서 발 빠르게 철수하거나 사업을 중단했지만, 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명품 브랜드들은 러시아에서 평소와 같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EUN:MC) 그룹 소유의 보석 브랜드인 불가리는 최근 며칠 동안 러시아에서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불가리 최고경영자(CEO)인 장 크리스토프 바뱅은 "이러한 추세는 아마도 단기적으로 사업을 증진시킬 것"이라며 루블화 가치가 급락한 만큼 현지 제품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퇴출하고 제재를 강화해나가기로 한 만큼 앞으로 명품 브랜드들이 이전처럼 러시아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를 오가는 물류도 정지됐다. 글로벌 1·2위 선사인 스위스 MSC와 덴마크 머스크 등은 러시아 항구에서의 모든 해운 업무를 잠정 중단하기로 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많은 국가가 러시아 비행을 폐쇄했다.

바뱅은 "스위프트 조치가 완전히 시행된다면 러시아로의 수출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투자그룹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산하 연구기관인 번스타인 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러시아는 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yg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4시 37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