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국채시장 수익률 곡선(커브)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소화하며 급격히 평탄화했다.

중앙은행의 향후 공격적인 긴축 시사에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당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가 침체하거나 굳어진 인플레이션으로 성장 전망이 악화하리라는 관측도 채권 커브에 반영됐다.

16일(이하 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과 2년물 국채 금리는 각각 지난 2019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3.32bp 상승한 2.191%, 2년물 금리는 11.16bp 급등한 1.975%에 각각 거래됐다.

30년물 국채 금리는 2.455%로, 전장 대비 4.67bp 빠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2022년 연방기금금리 중간 값을 1.9%로 제시하면서 올해 모두7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르면 5월부터 대차대조표 축소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GDP 전망치는 종전 4.0%에서 2.8%로 대폭 낮춰졌다.

연준 발표 이후 미 국채 금리는 2년물과 3년물 중심으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가 전 거래일 29.5bp에서 21.6bp까지 축소됐다.

5년물 금리는 한때 10년물 금리를 웃돌며 커브 역전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의 향후 공격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에 채권 커브가 '베어 플래트닝'을 보였고, 조만간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언 링겐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연준이 수익률 곡선의 운명을 결정했다"며 "5월 회의까지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경우 강도 높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인플레를 억제하지 못할 경우 높은 물가 부담에 따른 성장 악화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손버그 자산운용의 제이슨 브랜디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에 고착화한 상황에서 연준이 경기 경착륙과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이체방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높아 커브가 상대적으로 일찍 역전될 위험이 크다"며 "연준은 어쨌든 금리를 계속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서 "커브 역전은 경기 침체의 징후가 될 것"이라며 "연준의 모든 금리 인상 주기가 경기 후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커브를 역전시키는 모든 인상 주기는 1~3년 안에 경기 후퇴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도이체방크는 "지난 70년의 역사를 보면 10년물과 2년물 금리가 역전될 때까지 미국경기가 침체한 경우는 없었다"면서도 "커브 역전부터 경기 침체까지는 평균 12~18개월이소요됐다"고 추정했다.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 금리 격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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