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 달 만에 아시아 증시가 오히려 호황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실물 경기부터 개선된 시장 심리에도 경기 침체 직전 나타나는 착시현상, 즉 '데드캣바운스(Dead Cat Bounce)'일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전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아태 지역에서 홍콩 항셍H지수와 항셍지수는 10.82%, 10.29%씩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고 이어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토픽스지수는 각각 8.84%, 6.77%씩 올라 그 뒤를 이었다.

대만 가권지수와 한국 코스닥 또한 4.67%, 4.35%씩 올랐고 중국 심천종합지수, 상하이종합지수도 3.69%, 3.16%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미국 3대 지수의 다우지수는 0.87% 오른 데 그쳤고 나스닥과 S&P도 3.62%, 2.26%의 상승폭을 나타냈다.

아시아 증시가 그간의 낙폭을 털어내면서 시장의 공포 심리 또한 큰 폭으로 돌아섰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S&P500 변동성 지수(VIX)는 전일 23.57로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6거래일 연속 하락한 이후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등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미사일 공격을 시작하자 VIX 지수는 37.79까지 급등하며 시장의 공포 심리를 반영했으나, 1개월 만에 38%가량 떨어진 셈이다.

실물 경기에 대한 개선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세계 경기 활성화 정도를 종합적으로 가늠하는 지표인 '연합 패닉-붐(YPB: Yonhap PANIC-BOOM INDEX)' 지표는 가장 최근 집계일인 지난 3월 18일 5점 만점에 1.67을 나타내 호황 신호인 '붐(boom)'으로 이동했다. 전주 대비 0.04만큼 하락해 안정권 'Warm'에서 한 단계 올라선 셈이다.

패닉-붐 지표는 이 달 초만 해도 2.3 수준을 나타내며 고조된 세계 경제 침체 우려를 반영했으나, 몇 주만의 빠르게 개선된 셈이다.







경기 싸이클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발 완화 정책을 기반으로 '엔데믹(endemic)' 상황으로 전환될 경우 오히려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반면 경기 침체기 전 실물 경기가 정점을 보이는 착시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럽과 미국 등 다른 국가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접적으로 참전하고 있어 국제전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나 이는 컨트롤 할 수 없는 변수"라며 "주식 가격이 긴축 우려에 더해 전쟁으로 인해 더 떨어진 상태라 밸류에이션상 아시아 주식이 저렴한 구간에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이어 "현재로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하겠다고 나오면 오히려 위험 신호로 봐야 할 정도로 이미 여러 차례 금리 인상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특히 중국이 긴축보다는 완화적으로 돌아섰고 유럽 또한 긴축이 쉽지 않아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들어오면 올해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오히려 좋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경기 침체 직전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실물 경기가 좋아 보이는 착시 현상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기됐다.

양기태 피데스어드바이저리 전무(전 S&P 이사)는 "패닉-붐 수치상으로 경기 침체기에 다가가기 전에 실물 경기가 피크를 보이기도 한다"며 "기준금리가 오르고 석유 가격이 1년 이내 50% 이상 폭등했을 때 역사적으로 경기 침체를 피했던 적이 드물다"고 말했다.

양 전부는 이어 "패닉-붐 수치도 최근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변동성이 크다는 뜻"이라며 "정말 경기가 좋아졌다면 우상향하는 흐름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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