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횡령 사고 책임자 엄정 조치"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김예원 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내외 경제위기로 '퍼펙트 스톰'이 현실화하고 있다며 은행권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 원장은 3일 중구 은행회관에서 17개 국내은행 은행장과의 간담회를 열어 대내외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 원장은 모두말씀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면서 "추후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금리를 0.75%p 인상)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도 하반기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선진국의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에 직면하면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정 원장은 "은행들은 대내외 충격에도 자금 중개 기능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기 국면이라는 인식 아래 잠재 신용위험을 보수적으로 평가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아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자사주 매입ㆍ배당은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이 유지되는 범위내에서 신중하게 실시해야 한다"면서 "금감원은 대손충당금과 자본을 충분히 적립했는지 점검하는 한편 경기대응완충자본(CCyB) 등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도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정 원장은 "유동성이 축소되고 디레버리징이 진행될 수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가계·기업부채 관리에 보다 중점을 둬야 한다"면서 "만기 연장ㆍ상환유예 조치 종료 시 상황부담 급증으로 부실이 확대되지 않도록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 이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은행의 외화유동성 관리능력과 국가별 익스포저 한도 관리의 적정성을 점검할 것"이라며 "취약부문이 발견되는 경우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금리 상승기 은행들의 과도한 예대마진 확대도 경고했다.

그는 "은행이 과도한 예대마진을 추구한다면 금융이용자의 순이자부담이 늘어나 장기적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기 어려울 것"이라며 "금리산정 절차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예대금리 공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00억 원대 횡령 사고와 관련 정 원장은 "은행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정 원장은 "검사를 통해 사고에 책임 있는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정 조치하고, 내부통제 미비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제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금감원은 외부감사인의 감시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조사하고 있으며, 회계법인의 품질관리시스템상 미비점이 있는지도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은행 횡령과 관련한 '금감원 책임론'에 대해 "어떤 경우라도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우선 사실관계에 대해 확인을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날 간담회가 끝난 뒤 이준수 금감원 은행부문 부원장보도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 검사는 통상 사전에 구체적인 검사 범위를 정해서 나간다"며 "(당시 검사를 나갔던 분들에게) 왜 (우리은행 횡령 부분을) 보지 못했는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실관계 파악을 해야 조금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사건 당시 내부 회계책임자였던 이원덕 우리은행장에 대한 검사 여부 등에 대해서도 "어떤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를 보는 게 먼저"라며 "지금 시점에서는 검사가 조기에 이르다 보니 조금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은행에 대해서도 기업구조조정이나 M&A 관련 자금관리 등을 포함해 내부통제 실태를 긴급 점검하도록 했다"며 "추후 전체적으로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점검 결과를 참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jlee@yna.co.kr

ywkim2@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7시 4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