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C는 미래에셋·구 쌍용증권빌딩은 이지스…'인수전 빅매치' 나눠가져



(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정지서 기자 = '한국의 월가'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IFC 빌딩과 신한금융투자 사옥이 나란히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새로운 여의도를 상징하는 IFC, 과거 여의도를 대표하는 신한금융투자 사옥의 손바뀜을 두고 업계에선 달라진 시장의 변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방증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이지스, 운용업계 부동산 선두주자 자리매김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IFC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수가격은 약 4조1천억원으로 추정된다. 두 회사는 오는 3분기 내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추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같은날 신한금융투자도 여의도 사옥 우선협상대상자로 이지스자산운용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매각 가격은 약 6천400억 원 정도로 양사 역시 세부 조율을 거쳐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IFC와 신한금융투자 사옥 매각은 연초 이후 대체투자 시장의 부동산 부문을 들썩이게 한 '빅 딜' 로 평가받아왔다.

이에 대체투자를 주로 하는 내로라하는 큰손 운용사 다수가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그리고 미래에셋과 이지스는 두 딜 모두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맞붙었다.

결과적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은 신세계프라퍼티와 손잡고 도전한 IFC 인수전에선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승기를 내줬다. 반면 KKR과 함께한 신한금융투자 사옥 인수전에선 미래에셋맵스리츠를 이겼다.

업계는 이번 두 빅 딜이 달라진 업계 지형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지스와 미래에셋은 대체투자를 기반으로 운용업계 판도를 바꾼 대표주자"라며 "특히 부동산 금융에 특화했던 이지스운용이 종합자산운용사로까지 탈바꿈을 준비하며 세력을 확장하는 것은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귀띔했다.

◇'ROE 경영' 내세운 금융사들…부동산 보유보단 매각대금 활용 방점

지난해를 기점으로 국내 금융사들은 너도나도 부동산 매각에 나섰다. 유안타증권을 비롯해 롯데손보, KB손보,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이 사옥을 이미 매각했거나,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금리 상승과 맞물린 인플레이션 국면에 대응하려는 금융사의 태세 전환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금융권의 호황기를 이끌었지만, 이제는 금리 상승 탓에 예전보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자산 매각을 활용하고 나선 셈이다. 여기에는 유동성 탓에 비이성적으로 늘어난 자산 가치가 금리 상승을 계기로 떨어지리란 비관론이 깔려있기도 하다.

최근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있는 금융권의 경영 트렌드도 부동산 보유보단 매각대금을 활용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부동산을 보유하기 보단 매각을 통해 얻은 유동성을 활용해 새로운 투자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임원은 "임대 수익률이 3%가 안 될 때도 있는데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파는 게 더 이익"이라며 "시장의 판이 다시 바뀌고 있다. 최근 자산 가치들이 하락하며 새로운 투자 기회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를 포착한다면 ROE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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