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빈 기자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인 고팍스의 하루 거래대금이 4억 원대에 머무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개월 만에 원화 거래가 재개됐지만, 투자자들이 돌아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일일 거래대금 규모는 지난해 원화 거래가 중지되기 전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20일 전 세계 가상화폐 데이터 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의 API 데이터를 취합한 결과, 이달 들어(5월 1~16일) 고팍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억5천265만 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며칠간은 4억 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규모는 업비트에서 거래되는 가장 작은 규모의 알트코인 한 개의 거래 규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때 '국내 5대 코인 거래소'로 꼽혔던 위상이 무색한 상황이다.

특히 이달 초부터 고팍스에서 원화 거래가 8개월여 만에 재개되면서 업계의 기대를 모았지만, 거래 재개 이후 새로운 자금 유입이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고팍스는 지난해 9월까지는 '벌집 계좌'와 같은 우회적 방법으로 원화 거래가 가능했다. 당시 고팍스의 하루 거래대금은 최대 2천억 원까지 넘보는 수준이었다. '국내 5대 거래소' 중 하나로 꼽혔던 이유다. 지난해 8월 한 달간 고팍스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600억5천752만 원을 기록했다.

그러던 중 실명 확인이 되지 않은 계좌에서 원화로 가상화폐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특정금융정보법이 시행됐다. 이에 따라 고팍스도 9월 24일부터 원화 거래가 막혔다.

이로 인해 고팍스의 일일 거래대금은 급격히 줄었다. 올해 1월 한 달간 평균 거래대금은 제재 이전의 10분의 1 수준인 50억5천126만 원 꼴이었다.

이후 금리 인상 등으로 가상자산 시장의 침체로 거래량이 계속 줄면서 거래대금은 최근 4억 원대까지 떨어졌다. 루나 사태 등으로 유동성이 떨어지는 거래소를 기피하는 경향도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팍스가 전북은행을 통해 실명계좌를 획득하면서 지난 4월 말경 8개월여 만에 원화 거래가 재개됐지만, 거래대금이 반등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코인 투자자들은 유동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고팍스에만 상장된 코인에 투자하지 않는 이상 고팍스로 다시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장이 약세장이어서 다른 거래소들도 거래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거래량이 이 정도라면 매출도 거의 안 나온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팍스 관계자는 "고팍스는 준비가 된 상태라는 것을 천천히 보여주면서 고객과의 신뢰를 다시 쌓을 의지가 있다"며 "아직 증명할 것들이 많고, 고객들에게 보여드릴 것도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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