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올해 1분기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연기금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2020년 1분기 이후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분기 들어 글로벌 증시가 낙폭을 더 늘리고 채권금리도 상승세를 이어간 만큼 추가적인 손실 누적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국민연금은 지난주 올해 들어 3월까지 누적 운용 수익률이 -2.66%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급락한 여파로 대체투자를 제외한 모든 자산군에서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던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분기 수익률이다. 2020년 1분기 국민연금은 국내외 주식 수익률이 -17% 안팎까지 떨어지며 총 수익률이 -6.08%를 찍은 바 있다. 이후 국민연금은 작년 4분기까지 분기 기준 플러스 수익률만 이어왔는데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손실을 보게 된 것이다.

국민연금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강화에 대한 우려가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문제로 국내외 증시 및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수익률이 하락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흐름은 주요 연기금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과 공무원연금도 피해갈 수 없었다.

사학연금은 올해 들어 3월까지 누적 수익률(평잔 기준)이 -5.91%로 악화했다. 심지어 2020년 1분기 수익률 -4.12%와 비교해도 올해 1분기 손실률이 더 컸다. 2년 전과 비교해 채권에서도 손실이 커진 데다 대체투자 부문의 수익률도 2%를 넘기지 못할 만큼 시장이 어려워진 탓이 컸다.

공무원연금도 올해 1분기까지 금융자산 총 수익률(평잔 기준·비용 차감 후)이 -1.2%, 단기자금을 제외한 중장기자산의 수익률은 -1.6%로 부진했다. 공무원연금은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비중이 다른 연기금 대비 상대적으로 작아 손실 폭도 비교적 작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공무원연금 또한 2020년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마이너스 수익률을 찍었다.

문제는 2분기 자산시장의 상황이 더 안 좋아졌다는 점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분기 들어 현재까지 8.21% 하락한 상태다. 그나마 지난주 후반 급반등하기 전까지 수익률은 -15%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앞서 1분기의 -4.95%보다 낙폭이 더 큰 상황이다. 나스닥 종합지수 또한 2분기 들어 15% 가까이 떨어져 1분기 수익률 -9%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

이는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외주식의 비중(26.9%)이 국내채권(35.1%) 다음으로 큰 국민연금에 더 뼈아픈 상황이라는 뜻이 된다. 그나마 국민연금이 달러화에 대해 100% 환오픈을 했고 국내채권 금리의 상승세도 5월 들어 다소 진정되면서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연기금 관계자는 "글로벌 통화긴축 흐름은 당분간 이어진다는 게 상수고 주가 급락과 채권금리 급등은 시장이 이를 선반영한 부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추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달라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 단기 고점에 이르렀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은 시장에서도 나오고 있다.

미국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최근 발표된 4월 수치까지 2개월 연속 오름세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지난 만큼 연준이 매파 기조를 누그러뜨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PCE 가격지수에 이어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하는 물가 지표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은 추가로 상승 압박을 받겠지만 근원 물가는 고점을 쳤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연금 올해 누적 수익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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