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하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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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이자 흥행작 '오딘:발할라라이징'(오딘)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증시 하락세가 지속되고, 2020년 이후 상장한 게임사의 주가가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하반기 IPO 추진 과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주 이사회를 열고 소유 주식 1주당 동일 주식 100주의 신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신주 발행 주식 수는 7천416만주로, 이번 무상증자에 따라 주식발행초과금 370억8천만원이 자본으로 전입될 예정이다.

기존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총 주식 수는 74만1천600주 였으나, 증자후에는 7천490만1천600주로 유통 가능 주식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지난 4월 주관사단 선정을 완료하며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돌입한 바 있다.

무상증자와 보통주 전환 등 일련의 작업으로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연내 증시 입성 목표가 가시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긴 뒤 주주에게 무상으로 주식을 배당하는 것을 말하는데, 기업가치 자체는 변하지 않으나 주식 수를 늘려 거래 용이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통상 상장사의 경우 주가 부양을 목적으로 진행하기도 하나, 비상장사는 예비 심사 청구의 기준이 되는 주식 발행수나 자본금 등 요건을 맞추거나 공모 진행 전 유통량 확대를 위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4월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무상증자에 앞서 발행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도 마쳤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는 각각 11.87%, 7.22% 지분율에 해당하는 우선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4월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는 각사가 보유하고 있던 제1종·2종 상환전환우선주를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보통주 전환 작업이 완료되면서, 상장 심사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주주간 계약에 대한 조항도 삭제됐다.

제1종 상환전환우선주를 보유한 카카오게임즈와 위메이드는 우선주에 불리한 주주총회 결의 등이 있는 때에는 전체 총회와 별도로 안건에 대해 우선주식 종류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투자 당시 주주간 계약에 명시한 바 있다.

다만 이러한 조건이 남아있는 경우, 한국거래소가 상장 심사에서 평가하는 주주간 평등 원칙에 위배될 수 있어 통상 예비 상장사들은 예심 신청 전 보통주 전환 작업을 거친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측은 이번 무상증자 진행에 대해 경영상의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IPO를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대표작인 오딘의 글로벌 진출과 신작 개발에 투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시 기업가치는 7~8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다만 연초 이후 글로벌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져 IT업종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심화한 점은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IPO 추진 일정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상반기 증시 입성이 예상됐던 SSG닷컴, CJ올리브영 등 이커머스 업계 IPO 대어는 쿠팡 등 신규 상장 기업의 주가 급락과 업계의 주가수익비율(PER) 하락으로 적당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적절한 공모 시기를 조율 중이다.

게임업계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지난 2020년 이후 IPO 시장의 활황을 이끌었던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고점 대비 절반 수준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49만8천원의 공모가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나, 신작 뉴스테이트의 성과가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26만원 수준의 주가를 유지 중이다.

상장 당시 고평가 논란과 함께 지적됐던 '원 게임 리스크'가 결국 주가 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셈이다.

투자자들이 이미 크래프톤의 주가 하락 사례를 목격했기에,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IPO 과정에서 오딘 이외의 신작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공모 과정에서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상장한 카카오게임즈는 라이온하트스튜디오를 계열사로 편입하고, 블록체인 관련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지난해 11월 한때 주가가 공모가 대비 4배 이상 높은 11만원선까지 급등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고,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거듭 하락해 최근에는 5만6천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신작 출시가 지연됨에 따라 지난해 주요 게임사들이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냈고, 이 여파로 급락한 주가가 반등하지 못한 점도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기업가치 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 오딘과 치열한 매출 순위 경쟁을 벌였던 '리니지' 시리즈를 개발한 엔씨소프트 역시 연일 주가가 하락세다.

엔씨소프트는 연초 대비 35%가량 주가가 하락해 최근 4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3분기 '리니지W'를 출시하고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영업이익을 냈으나, 주가 흐름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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