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오는 8월 말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회의'에서 발표를 진행한다.

30일 한은 등 관계자에 따르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오는 8월 25~27일(미국시간)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회의에 참석해 마지막 세션 발표를 맡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잭슨홀 회의 주제는 'Reassessing Constraints on the Economy and Policy(경제와 정책의 제약조건 재평가)'로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인플레이션과 낮아진 성장, 높아진 금리 등의 제약조건에서 통화·재정 정책에 대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풀어낼 전망이다.

이 총재는 마지막 세션의 발표자로 이번 회의 주제의 전반을 종합(wrap up)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잭슨홀 회의는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의 주최로 와이오밍주 피서지 잭슨홀에서 열리는 국제경제 심포지엄이다.

연방준비제도(Fed)를 비롯해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기조를 가늠해볼 기회인 가운데 올해 9월 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역대 연준 의장들은 이 회의를 빌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23일 국제결제은행(BIS) 연차총회 참석차 스위스로 출국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관계자들은 학자가 아닌 중앙은행 총재가 잭슨홀 회의 발표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한은의 국제적 위상을 높일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잭슨홀 회의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가 기조연설에 나서는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한 세션의 발표자로 나서는 것은 드문 경우인 만큼 이 총재의 발표 소식이 더욱 놀랍다는 반응이다.

특히 지난 4월 말 임기를 시작하며 부임한 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제적 회의의 발표를 맡은 것도 이례적인 경우로 평가됐다.

관계자들은 이 총재의 미국 하버드 대학교 경제학 박사과정 지도교수인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과 아시아개발은행(ADB) 및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국제기구의 고위직으로 오랫동안 일하며 다져온 연준 및 미 당국자들과의 인연 등이 이번 이 총재의 발표 섭외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로 총재의 이번 발표는 회의 주최기관인 캔자스시티 연은 측에서 직접 섭외 요청을 보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주요 아시아 및 신흥국 중 발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앞장선 가운데 국제기구에서 오랜 기간 주요국 사례를 접하며 경험을 쌓아온 이 총재를 발표 적임자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바쁜 일정 와중에도 잭슨홀 회의 발표를 위한 논문을 직접 작성하는 등 열의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잭슨홀 미팅이 8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25일 직후에 개최되는 만큼 이 총재는 오는 8월 25일 금통위에서 금리 결정과 기자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이후 출국 길에 나설 전망이다.

다만, 한은 측에서는 아직 발표순서나 패널 등이 확정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세부내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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