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반기말 마감을 앞두고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되면서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일본 엔화 약세도 주춤해졌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행보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소 희석됐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5.685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6.600엔보다 0.915엔(0.67%)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480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4405달러보다 0.00395달러(0.38%)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42.18엔을 기록, 전장 142.63엔보다 0.45엔(0.32%)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5.123보다 0.39% 하락한 104.717을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는 월간으로 2.89% 상승했고 반기로는 9.54%나 급등했다.







<달러 인덱스의 일봉차트:인포맥스 제공>

미국채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외환 시장에도 파장이 확산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면서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11.8bp나 내린 2.9777%에 호가됐다. 미국채 10년물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으로 3.0%를 아래로 뚫었다.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를 시사하는 경제지표가 미국채 수익률 하락과 달러화 약세를 견인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40년 만의 최고치 언저리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예상치를 밑돈 영향으로 풀이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4.8% 상승에 살짝 못 미쳤다. 전월치인 4.9%보다도 낮았다. 근원 물가는 지난 2월 5.3% 상승하며 1983년 4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었다. 이후 3월 5.2%, 4월 4.9%, 5월 4.7%를 나타내며 상승세가 둔화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포함한 5월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했다. 이는 전월치와 같은 수준이다. PCE 가격 지수는 지난 3월 6.6% 상승을 기록하며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세웠었다. 5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 0.6% 상승해 전달 기록한 0.2% 상승을 크게 웃돌았다.

지난 1분기(1~3월) 미국 경제가 역성장한 것으로 확정된 점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자극했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계절 조정 기준 1분기 확정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연율 1.6% 감소했다. 직전 분기(지난해 4분기) 6.9%를 기록했던 미국의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됐다. 미국의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분기(-31.4%) 이후 7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GDP 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기술적인 경기 침체에 접어든 것으로 간주한다.

일본 엔화 약세도 주춤해졌다. 안전 통화인 일본 엔화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캐리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면서 유로화도 반등을 시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과도할 정도로 선반영된 반면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는 미약할 정도로 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액션 이코노믹스의 글로벌 채권 담당인 킴 루퍼트는 "경제지표는 약간 실망스러웠다"면서 "분명히 모두는 경기침체에 약간 예민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이 물가 인상을 억제하는 데 올인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즈호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브 리치우토는 투자자들은 통화 정책 입안자들이 인플레이션이 통제권 아래로 들어오면 언제쯤 연준이 금리 인상 주기를 완화할지 가늠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적절한 방향, 적절한 규모로 확실히 내려갔다고 말하는 데는 얼마간의 시차가 있어 되돌리지도 못하고 금리 인상 시점이 연장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MUFG 증권의 거시 전략 담당인 조지 곤클라베스는 최악의 증시 침체는 끝났다고 여겨짐에 따라 이번 주 분기말 포트폴리오 재조정 방법에 대한 시장의 견해가 뒤집혔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역학, 특히 유럽에 대한 우려가 미국의 경제전망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주식은 고전했고 채권은 괜찮은 호가를 접수하는 등 선전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부분 유럽 금리의 움직임과 미국 국채의 파급 효과"라고 강조했다.

NAB의 외환 전략가인 레이 아트릴은 예상치를 밑돈 독일의 인플레이션 지표도 유로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더 큰 그림은 겨울로 접어들면서 유로존의 에너지 공급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우려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유로화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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