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보인 기자·유기성 연구원 =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되면서 금융과 실물 경제 두 부문 모두에서 미국이 1980년대식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온다.

12일 연합인포맥스 패닉-붐 사이클(화면번호 8283)에 따르면 세계 경기 활성화 정도를 종합적으로 가늠하는 경기 동행 지수인 연합 패닉-붐 지표는 5점 만점에 2.32점(지난 8일 기준)을 가리켰다. 역사적 기준에서 보면 현재의 글로벌 경제 여건은 'MILD'한 수준이다. 최근 패닉-붐 지표는 'MILD'에서 'COLD'한 구간을 향해 이동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인해 지난 2020년 3월 4점대를 돌파해 패닉 수준을 나타냈던 패닉-붐 지표는 지난해 5월 1점대를 나타낸 뒤 등락을 거듭하며 우상향하고 있다. 작년 5월 이후 글로벌 경제 여건에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연합 패닉-붐 지표
[출처: 연합인포맥스 연합 패닉-붐 사이클 화면(화면번호 8283)]






경기 선행 지수인 연합 글로벌경제 포캐스팅 지표는 패닉-붐 지표보다 강한 악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1일을 기준으로 글로벌경제 포캐스팅 지표는 'COLD'를 가리켰다. 지표는 향후 1년 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약 8.4%로 예측했다. 해당 지표는 현재 'COLD'에서 'PANIC' 방향으로 이동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지난 2020년 1월 당시 향후 1년 내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53.3%로 예측했던 포캐스팅 지표는 같은 해 4월 완화됐지만, 이후 패닉-붐 지표와 마찬가지로 점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연합 글로벌경제 포캐스팅 지표
[출처: 연합인포맥스 연합 패닉-붐 사이클 화면(화면번호 8283)]






EY 파트너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디렉터를 지냈던 양기태 피데스 어드바이저리 전무는 "최근 연합-패닉 붐 지표 및 글로벌 포캐스팅 지표가 점차 상승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이는 최근의 금융 시장 및 실물 경기 분위기를 적절히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양기태 피데스 어드바이저리 전무
[출처:피데스 어드바이저리]






그러면서 최근의 경제 동향을 살펴봤을 때 경기 침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며, 지난 1980년대와 비슷하거나 더 심한 수준의 침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양 전무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 금리 인상과 석유 가격 폭등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고,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을 하회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경기 침체를 피했던 사례는 드물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발생했던 미국의 경기 침체는 단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의 침체였다"면서 "이는 초저금리 정책과 상당한 과잉 유동성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단기간 내의 안정은 다시 빠르게 불안정을 초래할 수도 있다"며 "최근 60년 동안 2020년과 비슷했던 경기 침체 기간은 지난 1980년대(1980년 1~6월)의 경기 침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후 1981년 7월부터 1982년 10월까지 (미국 경제가) 다시 경기침체에 들어가는 더블딥을 경험했는데, 이번에는 지난 1980년대보다 더 한 침체가 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지난 1980년대 당시는 제조업 위주의 침체였지만, 최근 발생이 우려되는 침체는 금융업을 위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포의 평면거울'로 언급되는 고위험채권 유효이자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연합인포맥스 파이낸셜 사이클(화면번호 8283)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미국의 고위험채권 유효이자율은 15.03%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 대비 0.32%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미 고위험채권 유효이자율 또한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 2020년 4월께 18.61%까지 치솟은 뒤 이후 하락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난해 7월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고위험채권 유효이자율
[출처: 연합인포맥스 연합 패닉-붐 사이클 화면(화면번호 8283)]






양 전무는 "최근 미국 고위험 채권 유효이자율은 시장 신뢰의 붕괴 조짐 징후로 간주되는 12%를 넘어섰다"면서 "통상적으로 15% 이상의 미국 고위험채권 유효이자율은 공포의 도래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연합 패닉-붐 지표란

연합 패닉-붐 지표란 글로벌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의 순환을 가늠하기 위해 연합인포맥스가 만든 지표다.

S&P 등 해외 애널리스트들이 실제로 참고하는 미국 위주의 금융·실물 변수를 종합해 만들었다. 0점에 가까울수록 세계 경제가 호황에 가까운 것이고, 5점에 가까울수록 불황에 가까운 것으로 본다.

역대 지표를 살펴보면 패닉-붐 지표가 5점에 근접했던 것은 2001~2002년 초, 2007년 말~2009년 초, 그리고 2020년이었다. 이 기간이 미국 NBER이 발표한 세계 경제 침체 구간과 일치해 지표에 신뢰성을 더하고 있다.

rockpor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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