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한국은행은 미국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역레포(RRP·Reverse Repo) 규모가 급증했다면서 내년 등 향후 양적긴축(QT) 지속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3일 한은 외자운용원은 '금리인상 이후 美 단기금융시장 쏠림현상과 QT에 대한 함의' 자료를 통해 이런 견해를 내놨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4월 이후 MMF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연준과 RRP 거래를 대폭 늘리며, 잔액이 기관별 한도에 근접하고 있다.
 

한국은행

 

 

 


미국 정부가 단기 재정증권(T-bill) 발행규모를 줄인 데다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위험회피 성향 강화 등에 따라 T-bill 수요가 증가하면서, T-bill의 금리보다 RRP 금리가 높은 탓이다.

7월 29일 기준 T-bill 1개월물 금리는 2.15%지만 연준의 오버나이트 RRP 2.3%로 더 높다. 연준으로부터 환매조건부로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더 높은 금리를 받는 셈이다.

연준의 RRP가 증가하면 그만큼 은행 지준규모가 축소된다. T-bill 금리와 오버나이트 RRP 금리가 역전되었던 4~7월중 RRP는 0.4조 달러 증가한 반면 은행 지준은 0.5조 달러 감소했다.

이는 QT와 같은 시중 유동성의 흡수 효과를 낸다.

한은은 그런 만큼 RRP의 증가는 향후 연준이 QT를 지속하는 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현재는 초과 유동성이 과다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QT가 시작되고 RRP가 증가해 은행 지준이 감소하더라도 당장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준은 QT를 통해 적정수준까지 자산을 축소하려고 하나 적정수준 도달 이전에 RRP 증가 등으로 시중 유동성이 과도하게 감소할 수 있고 이 경우 QT를 지속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한은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도 QT 실시 및 RRP 증가 등으로 은행 지준 규모가 빠르게 축소돼 연준이 이르면 내년 초 QT규모 축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을 내놨다.

투자은행인 SEB도 내년 하반기 중 은행 지준이 연준의 권고 수준 이하로 떨어져 2019년과 같이 지준 부족으로 단기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한은에 따르면 2017년 10월~2019년 8월 중에도 QT 실시로 지준이 감소한 상황에 미국 단기자금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RP금리가 급등하는 등 불안이 확대된 바 있다.

당시 연준은 RP 및 T-bill 매입으로 유동성을 공급해 지준 규모를 확대한 바 있다.

jwoh@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1시 39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