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신 삼일회계법인 유니콤 플랫폼 리더






"플랫폼이 먼저냐? 콘텐츠가 먼저냐". 이 논쟁은 마치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다. 상황에 따라 그 답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을 구글의 전(前)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밋의 말로 대신하고자 한다. "돈을 버는 가장 빠른 방법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 매출액이 약 60조 달러 규모로 성장하며 글로벌 전체 기업 매출의 30%가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말은 곧 모든 기업에 있어 디지털 플랫폼의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는 말이다.

디지털 플랫폼(Digital Platform)은 디지털 기기(스마트폰, 컴퓨터 등)로 연결된 가상의 공간(커뮤니티)을 말한다. 이 공간에서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 내는 비즈니스가 바로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이며, 확고한 유저 트래픽을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로의 영역 확장이 가능하고 고객을 락인(Lock-in) 시키기 때문에 기업에 있어 중요한 요소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2010년대 이후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노력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2019년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비대면 시대는 우리 사회의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는 촉매제가 되었다. 이를 방증하듯이 2010년에는 글로벌 시가총액 톱10 중 2개에 불과했던 플랫폼 기업이 2021년 기준으로는 7개나 차지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모든 산업 분야에서의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는 성장하고 있고, 특히 공공분야, 헬스케어 분야의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부의 '디지털 플랫폼 정부' 계획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고 본다.

그렇다면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로의 전환에 있어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디지털 전환에 필요한 핵심기술. 즉 인공지능, 플랫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5G, 블록체인, AR/VR 등이 바로 그것이다. 모든 산업군에서 디지털 전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로 뽑히는 것이 바로 "플랫폼"이다. 향후 디지털 세상에서 기업활동에 있어 디지털 플랫폼은 기본적인 필수 조건이란 뜻이다.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의 성장성에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최근 이 비즈니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등 불확실한 거시 환경 도래와 함께 코로나19가 엔데믹에 돌입하면서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가 레드오션에 진입했다는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험상 지금은 "역발상 전략"이 필요한 때이다. 이 시기를 이용해 인수·합병(M&A, 투자)를 통해 디지털 플랫폼 입지를 강화(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신세계는 이베이를 인수함으로써 네이버와 쿠팡 위주의 이커머스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이베이 인수가격에 대한 논쟁은 필요 없다. 플랫폼의 강자만이 살아남는 생태계에서 현재의 투자금액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존, 카카오, 우버가 원래부터 디지털 플랫폼의 1인자였던가? 남들보다 조금 더 빨리 투자하고, M&A를 통해 덩치를 키웠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제2의 아마존, 제2의 카카오가 되기 위한 최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이를 준비하는 자가 향후 10년간 글로벌 경제에서 창출되는 가치의 대부분을 가져갈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향후 비즈니스 환경은 고객층이 MZ을 넘어 알파세대로 변화하고 있고, (디지털 플랫폼)기술이 우위가 되는 시대가 되었다. 향후 디지털 플랫폼의 선점 여부가 기업가치 창출의 주요인이기 때문에 이러한 디지털 플랫폼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디지털 신기술 역량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었다.

2019년 이후 글로벌 M&A 트렌드가 보여주듯이, 첨단기술 도입으로 전통산업의 디지털화 추진이 빨라지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 확보기업(테크 유니콘 등)에 대한 M&A가 증가할 전망이다.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독과점 이슈에도 불구하고 향후 모든 비즈니스 형태는 결국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될 것이라고 감히 예상해 본다.



(이도신 삼일회계법인 유니콤 플랫폼 리더)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3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