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좀처럼 매파적인 행보를 완화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중국 경제지표 부진과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성 장세가 겹치면서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6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4.19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3.298엔보다 0.895엔(0.6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170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1602달러보다 0.00102달러(0.10%) 올랐다.

유로는 136.48엔에 유로당 엔을 기록, 전장 135.46엔보다 1.02엔(0.75%)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6.512보다 0.04% 하락한 106.467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달러화가 개장 초반 강세를 보인 뒤 장 막판에 밀렸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는 연준이 더 매파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진단됐지만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변동성 장세를 보이면서다.

최근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면서 안도 랠리를 이어간 시장에 대한 경고도 이어졌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기준금리(연방기금금리)를 4% 넘는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들리 전 총재는 전날 CNBC를 통해 "시장이 연준의 최근 성명을 잘못 해석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연준이 여전히 해야 할 일의 양을 고려하면 (금리 인하 등의) 낙관론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 연준은 시장이 이해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더 높이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투자자들은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을 오독했다"며 "지난 7월 3.5%로 떨어진 현재 실업률은 연준이 정책을 완화하기에는 여전히 너무 낮다"고 평가했다.

이날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7월 신규주택 착공은 전월 대비 9.6% 감소한 연율 144만6천 채(계절 조정)로 집계돼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시장의 예상치는 2.5% 줄어든 152만 채였다.7월 산업생산은 도매 물가 상승과 공급망 차질에도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6% 증가해 시장의 예상치인 0.3% 증가를 웃돌았다.

시장은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온 연준의 지난 7월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회의록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 연준이 7월에도 2회 연속 75bp의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자이언트 스텝'으로 긴축 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시장은 회의록에서 연준이 9월에도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할 지에 대한 시사점을 탐색할 전망이다.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는 약해졌다.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인 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채 10년물은 한때 전날 종가대비 4bp 가까이 오른 2.826%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한때 1.01210달러를 기록하는 등 달러화에 대해 가파른 약세를 재개한 뒤 보합권까지 반등하는 등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천연가스 가격이 국제 정세에 따라 요동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의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전쟁 전인 2월 초 ㎿h당 70유로 안팎이었으나 지난 15일 기준 220유로(9월물)로 3배가 됐다. 이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3월 초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335유로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같은 시기 46유로에 비해선 여전히 5배가량 높은 가격이다.

이후 유로화는 후장 들어 보합권까지 반등했다. 이란의 핵합의 복원에 대한 진전이 기대된다는 소식이 글로벌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다.이란은 핵합의에 대한 유럽연합(EU)의 중재안에 서면 답변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팔랐던 위안화 약세는 진정기미를 보였다. 달러-위안 환율은 전날 6.81위안까지 급등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했다. 중국 경제지표가 부진한 영향이었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동월대비 3.8% 증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4.5% 증가를 밑돌았다. 6월에는 3.9% 늘었다.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2.7% 증가해 6월의 3.1% 증가와 예상치 5% 증가를 대폭 하회했다. 1~7월 도시지역 FAI는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6.2% 증가를 예상했다.

이날 위안화는 전날 종가대비 소폭 하락한 6.79위안에서 호가됐다. 위안화 환율 하락은 위안화 강세를 의미한다.

포렉스라이브의 수석 외환 분석가인 아담 버튼은 "시장은 이번 겨울 유럽의 상황이 악화될 것이라는 점을 가격에 책정하고 있다"면서 "이게 달러화 강세의 주요 요인이다"고 진단했다.

그는"미국의 경제 전망이 악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럽과 대부분 아시아 지역보다는 나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 시장에서도 달러화가 안전 피난처 선호됐던 엔을 대체했다"고 덧붙였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킴 포레스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은 버티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소비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휘발유 가격이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은행의 외환 전략가인 심 모 시옹은 "미국의 성장 경로는 여전히 손상되지 않았지만 중국에 대한 우려를 감안할 때 전반적인 글로벌 상황은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 이는 위험선호 심리를 약화시키고 호주달러화 등 일부 위험통화의 약세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외환 전략가인 키트 주케스는 "연준 관리들은 매우 타이트한 고용 시장과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강경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상황에서 달러화를 매도할 수 있는 설득력 있는 경우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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