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달러화 가치가 달러인덱스 기준으로 강세 흐름을 되찾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매파적인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준은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금리인상 등 제약적인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7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5.02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4.193엔보다 0.833엔(0.62%)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0181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1704달러보다 0.00111달러(0.11%)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37.45엔을 기록, 전장 136.48엔보다 0.97엔(0.71%)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6.467보다 0.15% 상승한 106.622를 기록했다.







<달러 인덱스의 일봉 차트:인포맥스 제공>



잠시 주춤했던 달러화가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시장이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행보 전환에 대한 기대를 낮추면서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는 등 안도 랠리를 즐겨왔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정점을 지난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연준이 내년부터는 비둘기파적인 행보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면서 랠리를 견인했다.

이에 대해 연준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연준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계속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연준 내에서도 매파적 행보로 유명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선봉에 섰다. 불러드 총재는 지난주에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강한증거를 볼 때까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연준이 금리를 1.5%포인트 추가 인상해야 한다며 이전보다 공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9월 금리 인상폭에 대해서는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이는 지표에 달렸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우리가 진정으로 확신하기 전에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는 확실하고 광범위한 증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연준 내에서도 비교적 온건한 고위 관계자들도 불러드 총재의 주장에 대체로 동조했다.

연준 고위관계자들의 매파적인 스탠스는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통해서도 재확인됐다.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인 2%로 되돌리기 위한 강한 의지를 고수했다.

연준 위원들은 경제가 둔화되더라도 당분간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뜻을 모았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지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상방 위험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정책금리를 제약적 수준으로 움직이는 것이 위험 관리 측면에서 적절하다"며 금리 인상에 동의했다.

참석자들이 7월 회의에서 연방기금 금리 목표 범위를 75bp 인상하고, FOMC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지속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연준 정책의 신뢰성에 중점을 뒀다.

미국 경제지표도 매파적인 연준의 행보를 뒷받침했다.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규모가 전월과 거의 같은 수준을 보였다. 7월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과 거의 같은 6천828억 달러로 집계됐다. 7월 소매판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 예상치인 0.1% 증가를 소폭 밑돌았다.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3% 늘었다.

미국 국채 수익률도 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했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전날 종가 대비 8bp 상승한 2.894%에 호가됐다.

일본 엔화는 한때 달러-엔 환율이 135.498엔을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미국채 수익률 급등세 재개에 따라 캐리 수요가 유입되면서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하락세로 출발한 뒤 보합권까지 반등했다.

올해 2분기 유로존 경제가 에너지 공급 우려에도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다.

전문가들은 아일랜드의 GDP 수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을 우려하며 올해 GDP 성장률이 추가로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계절 조정 기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는 전분기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9% 증가한 것으로 전망됐다.

역외 위안화는 전날 종가 6.7895위안 대비 소폭 오른 6.79위안 언저리에서 호가됐다.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에 따른 파장이 대부분 소화된 것으로 풀이됐다.

캐피탈 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파르탄의 피터 카딜로는 "연준은 매파적 태도를 유지했지만 9월에 75bp가 아닌 50bp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고 진단했다.

그는 "나는 시장이 그들이 말한 것을 좋아했다고 믿는다"면서 "증시도 오늘 거래 범위의 하단에서 반등했다"고 풀이했다.

코너스톤의 분석가인 션 반다지안은 "이번 회의는 약간 감속된 소비자물가지수가 나오기 전에 개최됐고 몇몇 경제지표는 여전히 경고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 시장과 임금이 강세를 유지하는 한 연준의 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씨티의 분석가들은 "파월은 금리 인상의 완화 시기나 완화가 가능한 조건들에 대해 특정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는 의사록에 나오는 논의 과정에서 더 확장되고 미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ING의 외환 분석가들은 "관건은 연준이 의사록을 2023년 완화 사이클 견해에 반대하는 의사 소통 도구로 사용하고 싶어하는지 여부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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