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 '생보 빅3' 주도 유가증권 내 만기보유 비중 ↑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국내 보험사들이 올해 들어 100조 원 넘는 규모의 대규모 채권 재분류 작업을 단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요동치는 금리 시장의 변동성에 따라 지급여력비율(RBC)을 더욱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보험사들이 매도가능증권을 만기보유증권으로 재분류한 규모가 100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생명[032830]은 38조 원 규모의 국고채를 이관하며 보험사 중 가장 큰 규모의 자산 재분류를 조치했다.

지난해 말 179조 원 규모였던 삼성생명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올해 6월 말 기준 115조 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만기보유금융자산은 28조 원 남짓에서 39조 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생명이 채권 재분류를 단행한 것은 지난 6월 초 무렵이다. 이번 조치로 채권평가손 규모가 1조5천억 원 가까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RBC 비율도 10%포인트(P) 개선할 수 있었다.

한화생명[088350]은 올해 초 30조 원 가까운 재분류 작업을 단행했다.

지난해 말 76조 원에 달했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현재 41조 원 안팎에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만기보유금융자산이 없었던 한화생명은 32조 원 규모의 신규 자산이 편입됐다.

교보생명도 올해들어 분기마다 재조정을 통해 18조 원 안팎의 채권 재분류를 단행했다. 이에 지난해 말 60조원을 웃돌던 매도가능금융자산은 40조원 대로 줄었다. 4조원 대에 불과했던 만기보유금융자산은 20조원까지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085620]은 4년 만에 2조 원 규모의 채권 재분류 작업에 나섰다. 6조 원대에 머물던 매도가능금융자산이 4조 원대로 줄고, 8조 원대였던 만기보유금융자산이 10조 원대로 늘었다.

KDB생명과 동양생명 등 소형 생명보험사의 채권 재분류 작업은 미미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이 비슷한 규모의 채권 재분류 작업을 단행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45조 원 규모였던 매도가능금융자산이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35조 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만기보유금융자산은 4조 원가량 증가했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각각 4조 원 규모의 채권 재분류를 조치했다.

코리안리는 5조 원에 달했던 매도가능금융자산을 3조 원대로 줄이고, 지난해 없던 만기보유금융자산을 2조 원 대로 늘렸다.

손해보험사 역시 흥국화재와 농협손해보험 등 중소형사의 경우 유의미한 채권 재분류가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유가증권 계정에서 만기보유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100조 원 넘는 채권 재분류가 단행된 만큼 그 비중이 크게 늘었으리란 게 업계 평가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만기보유증권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였지만 지금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다른 이야기"라며 "재분류 후 3년간 조정이 제한되는 만큼 신중히 단행되는 조치이지만, 금리 추세상 당분간은 만기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게 금리 민감도를 줄이는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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